[LPGA]'나비스코의 저주' 끊은 김인경, 골프인생 무지개 활짝
【파이프(스코틀랜드)=AP/뉴시스】 김인경이 7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리코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 4라운드 2번 홀에서 퍼팅을 시도하고 있다.
5년전 30㎝ 퍼팅 놓쳤지만 46번째 도전 끝에 메이저 타이틀
'생애 첫 메이저+시즌 3승'…최근 10개월 동안 4승 쓸어 담아
【서울=뉴시스】 오종택 기자 = 김인경(29·한화)이 '나비스코의 저주'를 극복하고 감격적인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르며 전성기를 활짝 열었다.
김인경은 7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파이프 킹스반스 골프 링크스(파72·6697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4번째 메이저 대회인 '리코 위민스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최종 18언더파로 우승했다.
2007년 LPGA 투어에 데뷔해 첫 메이저 타이틀을 품에 안기까지 무려 11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메이저 무대는 46번의 도전 끝에 김인경에게 정상을 밟을 수 있도록 허락했다.
2012년 메이저 타이틀을 손에 넣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친 뒤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나비스코 챔피언십'(현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결정적인 우승 기회를 잡았지만 마지막 홀 약 30㎝ 거리의 챔피언 퍼트를 놓치는 뼈아픈 실수를 했다. 결국 연장 끝에 유선영(31·JDX)에게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역전패의 악몽은 지독하게 김인경을 괴롭혔다. 이듬해 '기아클래식'에서도 연장전 패배를 당했고, 2014년 포틀랜드 대회에서는 2m 파 퍼팅에 실패하며 다잡았던 우승을 놓치기도 했다.
2010년 11월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서 통산 3승째를 달성한 뒤 무려 6년 동안 우승을 추가하지 못했다.
인고의 시간을 보낸 김인경은 지난해 9월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ISPS 한다 레이디스 유로피언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며 '나바스코의 저주'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였다. 한 달 뒤에는 '레인우드 클래식' 우승하며 오랜 슬럼프를 완벽하게 떨치는 듯 했다.
상승 분위를 탈 무렵 이번에는 부상 악령이 김인경을 괴롭혔다. 작년 말 한국에서 봉사활동에 참가했다가 눈 쌓인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넘어지면서 꼬리뼈를 다쳤다. 그렇게 반년 가까이 치료와 재활에 매달려야만 했다.
3월 중순에야 뒤늦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4월 하순 '텍사스 슛아웃'에서 컷 탈락하는 등 5개 대회 중 두 차례 컷 통과하며 기량을 회복하지 못했다. 제 컨디션을 찾기 위해 한 달 넘게 휴식기를 가졌야만 했다.
【서울=AP/뉴시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리코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거머쥔 김인경.
그리고 복귀 첫 대회인 '숍라이트 클래식'에서 정상에 오르며 부활의 서막을 알렸다.이후 출전한 메이저 대회에서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에서 연속 컷 탈락했지만 3주 전 '마라톤 클래식' 우승에 이어 브리티시 오픈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통산 3승 이후 4승째를 거두기까지 6년이 걸렸지만 이후 10개월 동안 메이저 우승과 함께 4승을 수확하며 전성기를 활짝 열었다.
올해 한국 나이로 서른에 접어든 김인경은 여자골프 선수 상당수가 전성기를 지나 하향길에 접어들 때 늦깎이 전성기를 맞은 셈이다.
링크스 코스의 비바람 뒤에 무지개가 활짝 떠오르는 것처럼 김인경의 골프인생에도 무지개가 떴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