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러시아, 北 ICBM 엔진 기술 공급 관련 서로 상대국 지목
【서울=뉴시스】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지도 아래 대륙간 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 미사일의 2차 시험 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29일 보도했다. 2017.07.29.(사진=조선중앙TV 캡쳐) [email protected]
AFP 통신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립우주국은 15일(현지시간) 수도 키예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의 ICBM 엔진이 국영 로켓 제작사 유즈마슈 공장에서 2001년까지 생산된 것과 같은 유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유리 라드첸코 국장대행은 "북한 ICBM에 사용된 엔진(RD-250)은 그동안 러시아의 우주로켓인 사이클론 2호와 3호에 장착돼왔던 것"이라면서 "총 223대를 생산에 전량 러시아 우주 로켓용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북한에 로켓 엔진을 공급한 적은 한번도 없다는 것이다.
그는 또 "러시아는 현재 사이클론 로켓 7~20기를 가지고 있으며 설계도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원하는 사람 누구에게나 엔진을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4일 뉴욕타임스(NYT)는 북한이 미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성공적으로 시험 발사할 수 있었던 데는 러시아의 미사일 프로그램과 끈이 닿아 있는 우크라이나의 공장이 제작한 강력한 로켓 엔진을 암시장에서 매입한 덕분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전문가 분석 보고서에 이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 연구소의 마이클 엘먼은 실패 연속이던 북한이 지난 2년 간 디자인과 부품 공급원을 바꿨다며 우크라이나와의 연결 가능성을 지적했다. 새로운 로켓 엔진를 시찰하고 있는 김정은의 사진을 분석한 전문가들은 이 엔진이 옛 소련의 미사일 엔진인 RD-250 디자인을 변형한 것으로 봤고, 옛 소련 시절 우크라이나의 드니프로에 있는 유즈마슈 미사일 공장에서 이런 엔진이 만들어졌다는 점에 주목했다는 것이다. 냉전기 때 이 공장은 소련의 가장 효율적인 미사일을 제작했으며, 여기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SS-18도 포함돼있다. 유즈마슈 미사일 공장은 우크라이나가 옛 소련에서 독립한 뒤인 현재도 러시아 미사일의 주요 제작처로 남아 있는 것으로 정보기관들은 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다만, IISS는 이번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 당국이나 공장이 아니라 몇몇 범죄 조직과 무기 암거래상들이 공장에 보관돼 있던 엔진을 북한에 밀수출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았다.
러시아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의 미사일 엔진 전문가들이 북한을 방문했다며 이들의 기술자문을 통해 북한이 미사일 성능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부통리는 "북한이 러시아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고, 엔진이나 설계도를 몰래 들여오지 않고서는 (ICBM) 엔진을 복제해내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복제하려면 오리지널 엔진이나 상세한 설계도가 필요하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주장했다.
한편 이번 사안과 관련해 미국 국무부 커트 볼커 우크라이나 특별대표가 곧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슬라브 수르코프 러시아 대통령 보좌관과 만날 예정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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