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뮬러 특검팀, "매너포트 기소는 시작에 불과"…다음 기소 대상은?

등록 2017.10.31 11:46:47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워싱턴=AP/뉴시스】지난해 미 대선에서 러시아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선거캠프 간 협력 의혹을 조사할 특별검사로 17일(현지시간) 임명된 로버트 뮬러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지난 2012년 6월13일 미 의회 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뮬러 전 국장은 "최선을 다해 의혹을 파헤치겠다"며 특별검사직 임명을 수락했다. 2017.5.18

【워싱턴=AP/뉴시스】지난해 미 대선에서 러시아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선거캠프 간 협력 의혹을 조사할 특별검사로 17일(현지시간) 임명된 로버트 뮬러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지난 2012년 6월13일 미 의회 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뮬러 전 국장은 "최선을 다해 의혹을 파헤치겠다"며 특별검사직 임명을 수락했다. 2017.5.18

  트럼프, 현행법상 매너포트 사면하지도 못해

 【서울=뉴시스】 이현미 기자 =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선거 캠프 외교안보 고문이었던 조지 파파도풀로스 기소는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간 내통 의혹 수사의 실마리가 그동안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들을 통해서 구체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파파도풀로스는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 중인 미 상·하원이 전혀 인터뷰를 하지 못한 새 카드다. 따라서 워싱턴 안팎에선 30일(현지시간)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이 기소한 3인은 전체 러시아 스캔들 수사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뮬러 특검팀 "이제 시작에 불과"

 CNN 등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 5일에 있었던 파파도풀로스의 법원 심리 당시 뮬러 특검팀의 애런 젤린스키는 "이 사건은 대규모로 진행되고 있는 수사의 작은 부분"이라고 밝혔다. 결국 더 규모가 크고 민감한 수사가 현재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 셈이다. 

 특검팀은 파파도풀로스에 대해서도 기소 전까지 철저하게 비밀을 유지해왔다. 관련 증인이나 관련자들을 공개할 경우 수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지난 3일 작성한 관련 문건에서 "당국이 수사에 즉각적인 관심을 가진 개인들을 인터뷰하려고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피고인이 연방요원에게 거짓말을 해 기소됐다는 뉴스는 다른 이들이 수사관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꺼리게 만들 수 있다"고 했다. 특히 "피고인의 탄원을 공개하는 것은 향후 수주내에 있을 개인들에 대한 인터뷰를 어렵게 할 수도 있다"고 지적하면서, 수사의 로드맵을 제공하는 것 역시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파파도풀로스에 대한 수사가 폴 매너포트, 릭 게이츠 기소까지 이어졌을 수 있다는 분석과 함께 파파도풀로스와 같은 제3의 인물들이 또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 다음 기소 대상은 누구?

 미 언론들은 다음 기소 대상를 마이클 플린,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재러드 쿠슈너,카터 페이지,로저 스톤,도널드 트럼프 순으로 꼽았다. 결국 최종 타깃은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것이다.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해 대선 기간과 백악관 입성 후 추진한 원전 프로젝트가 러시아 국영기업과 연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이 기업은 미 정부의 대러제재 대상이다. 이 같은 사실을 숨긴 플린 전 보좌관은 임명 보름 만에 사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린 전 보좌관에 대한 FBI 수사 중단을 제임스 코미 전 국장에게 요구해 현재 사법방해 혐의를 받고 있다.

【밀워키(미 위스콘신주)=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제네럴 미셸 국제공항에서 전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건강보험 법안인 오바마케어를 대체할 트럼프케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미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를 해임할 의도를 전혀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2017.6.14

【밀워키(미 위스콘신주)=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제네럴 미셸 국제공항에서 전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건강보험 법안인 오바마케어를 대체할 트럼프케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미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를 해임할 의도를 전혀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2017.6.14

  트럼프 주니어는 지난해 6월 트럼프 타워에서 러시아 정부측 변호사를 만났고,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이 자리에 동석했다. 두 사람은 당시 러시아 정부측 변호사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에게 치명상을 입힐 정보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참석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 만남과 관련해 거짓말을 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트럼프 캠프 외교 고문으로 활동했던 카터 페이지는 러시아 정보 요원이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페이지는 지난해 7월 러시아를 방문했으며, 같은해 9월 트럼프 캠프 고문직에서 물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절친인 로저 스톤은 해커 구시퍼(Guccifer)2.0과 대선 당시 접촉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 트럼프, 매너포트 사면 못시켜

 뮬러 특검팀의 이날 기소가 심상치 않은 것은 트럼프 캠프 선대본부장으로 있으면서 캠프 내부 사정을 깨알 같이 알고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폴 매너포트를 트럼프 대통령이 사면시킬 방법이 없다는 데서 찾을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트위터를 통해 자신과 자신의 일가, 그리고 참모들을 뮬러 특검팀이 기소할 경우 사면시키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뮬러 특검팀은 영리하게도 매너포트 수사를 뉴욕주 검찰총장과 공동으로 진행하면서 이 같은 기대를 무참히 깨버렸다. 

 미 헌법 제2조 2항은 '탄핵사건'에 대해선 사면을 할 수가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주법을 위반한 '미국에 대한 범죄'에 대해서도 사면권 행사를 제한하고 있다. 즉 대통령의 ‘사면권’은 연방법을 어긴 범죄에만 해당하지 주 법률과 관계가 있는 사안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이다. 주법과 관련된 죄에 대한 사면은 대통령이 아닌 주지사나 주 정부가 만든 특별위원회만 할 수 있다.

 따라서 오는 11월2일 시작되는 법원 심리 등을 통해 매너포트의 유죄가 확정되거나, 유죄 확정 전이라도 매너포트가 심리적 압박을 강하게 받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당시 러시아와 내통 의혹에 깊게 개입했다는 증언과 증거들을 내놓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