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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반정부 시위, 중동 패권지형 바꾸나…최대 수혜국은 사우디

등록 2018.01.03 15: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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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AP/뉴시스】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주재 이란 대사관 밖에서 이란 반정부시위 지지 집회가 진행되고 있다. 2018.1.3.

【런던=AP/뉴시스】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주재 이란 대사관 밖에서 이란 반정부시위 지지 집회가 진행되고 있다. 2018.1.3.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이란 반정부 시위가 심화하면 시리아와 예멘의 내전을 둘러싼 중동의 패권 지형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대 수혜국은 역시 이란의 라이벌인 사우디 아라비아다.

 사우디 매체 아랍뉴스는 2일(현지시간) 이란 시위가 하산 로하니 정부의 붕괴를 초래하진 못하더라도 정권의 힘을 약화시켜 이란의 대외 관여를 축소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동매체 '아사르크 알 아삿'의 압둘라만 라셰드 전 편집장은 "이상적인 상황은 현 정권이 유지되면서 이란의 대외 정책이 바뀌는 것"이라며 "이 지역은 이미 엄청나게 황폐화됐다. 새로운 혼란과 내전, 난민은 안 된다"고 주장했다.

 라셰드 전 편집장은 "이란의 민중 봉기로 이란의 해외 작전이 중단되고 정권이 내부 개혁과 개발에 집중하게 된다면 정권 붕괴라는 두려운 시나리오가 발생하는 것보다 이상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은 사우디를 억제하고 이스라엘을 위협하며 동시 전쟁을 벌이려 한다"며 "이를 통해 국력을 확대하고 국제사회의 강대국들과 경쟁하며 중동 내 그들의 이익을 위협할 수 있다고 여기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오만한 생각이다. 국민들은 생활고에 신음하고 있으며 경제는 역내 가장 빈곤한 수준이기 때문에 국가로서 이란이 갖는 힘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사우디와 이란은 중동의 양대 맹주이자 정치·종교적 앙숙이다. 양국의 라이벌 구도는 시리아와 예멘 내전에서 잘 드러났다. 사우디는 이슬람 수니파인 예멘 정부와 시리아 야권, 이란은 시아파인 후티 반군과 시리아 정권을 지지하며 '대리전'을 벌였다.

 이란 반정부 시위는 이란이 시리아, 예멘 등 다른 국가에서 발생한 내전을 통해 영향력 확대를 추구해 온 가운데 발생했다. 로하니 정부는 시리아 정권에 재정·군사 지원을 해 왔다. 예멘 후티 반군에도 무기 지원 의혹을 받고 있다.

 시위대는 "국민들은 거지 같은 삶을 사는데 지도자들은 신처럼 굴고 있다"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여기에는 경제난을 돌보지 않고 역내 패권 강화에만 힘을 쏟는 정부에 대한 분노도 섞여 있다.

 ABC뉴스는 시위로 어떤 변화가 촉발된다면 시리아 내전 등을 놓고 이란 정부가 해 온 재정·군사 지원이 갑자기 축소될 수 있다며, 이 경우 이란이 군사적 역할을 구축해 놓은 중동의 다른 지역에도 파급력이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z@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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