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한국당 '미친개' 설전…청장 "수사 정당, 냉정 찾아야"
【서울=뉴시스】이철성 경찰청장. [email protected]
이 청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청사에서 열린 정례 간담회에서 "기본적으로 울산청 건은 어떤 표적이나 의도적인 수사는 아닌데 일종의 오해에서 비롯된 게 있다"며 "수사는 수사대로 진행하고, 직원들의 표현은 언론을 통해서 많이 다뤄졌잖나. 직원들 심정은 충분히 표출됐다고 본다. 냉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이번 사안에 대한 개인적인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소회를 말할 건 아니다"라며 "책임자로서 어쨌든 냉정을 찾아야 한다"고 거듭 당부하면서도 울산청의 수사가 정당하냐는 질문에는 "네"라고 짧게 답했다.
앞서 지난 16일 울산경찰청은 일부 공무원이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특정 레미콘업체 선정을 강요한 의혹과 관련,울산시청과 시장 비서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시점이 한국당이 김 시장을 오는 6월 지방선거 울산시장 후보로 전략 공천한 날과 겹치는 데다, 황운하 울산청장이 더불어민주당 송철호 울산시장 예비후보와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국당은 경찰 수사에 정치적 의도가 있는 편파·기획수사로 의심하고 "정권의 사냥개"라고 비판했다.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정권의 사냥개가 광견병까지 걸려 정권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닥치는 대로 물어뜯기 시작했다"며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더 키웠다.
일선 경찰관들은 경찰 내부망과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돼지 눈으로 보면 세상이 돼지로 보이고 부처 눈으로 보면 세상이 부처로 보인다'는 뜻인 한문 경구 '시안견유시 불안견유불(豕眼見惟豕 佛眼見惟佛)'이나 '사냥개나 미친개가 아닙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경찰관입니다'라고 쓰인 항의 피켓을 들고 찍은 인증샷을 올렸다.
한 경찰관은 장제원 의원의 부산 사상구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사과를 요구하며 1인 시위했고, 또 다른 경찰관은 한국당 당사에 배치한 경비병력 철수를 요구했다. 서울의 한 지구대는 '시안견유시 불안견유불'이 쓰인 현수막을 입구에 걸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지난 25일 경찰을 '백골단' '미꾸라지'에 비유했고, 황 청장은 같은 날 "심한 모욕감으로 분노를 억제하기 힘들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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