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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늑장리콜 화 키웠나…소비자 반발 거세

등록 2018.08.03 10:3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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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소송 카페 가입자 3600명 넘어

청와대 '운행중지' 청원도 수십건

【원주=뉴시스】박종우 기자 = 2일 오전 11시44분께 강원 원주시 영동고속도로(강릉방향)에서 BMW 520d가 전소됐다. 2018.08.02. (사진=강원지방경찰청 제공) photo@newsis.com

【원주=뉴시스】박종우 기자 = 2일 오전 11시44분께 강원 원주시 영동고속도로(강릉방향)에서 BMW 520d가 전소됐다. 2018.08.02. (사진=강원지방경찰청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올 들어 29차례의 BMW 화재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BMW의 늑장리콜이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 불거지고 있다. 2015년부터 화재 문제가 제기되기 시작했음에도 BMW가 늑장 대처를 해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이다.

 국토부가 BMW의 늑장리콜 여부를 조사키로 한 가운데 일부 차주들은 "한국 소비자들이 호구냐"며 집단소송까지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도 최근 일주일새 수십건의 BMW 관련 국민 청원이 올라왔다.

 김경욱 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장은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늑장 리콜인지 묻는 질문에 "화재원인 조사 과정에서 검토해봐야 한다"며 "(결함에 대한) 은폐가 없었는지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3일 BMW로부터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EGR)을 화재 원인으로  판단한 기술자료를 받아 BMW의 원인 진단이 정확한 지 검토할 방침이다.

 하지만 국토부가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10개월 가량이 걸릴 것이라고 밝히며 소비자들의 불만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강남 개포동의 한 기계식 주자장에 'BMW 승용차는 주차할 수 없다'는 안내문이 붙기도 했다.

 BMW 차주 4명을 대리해 첫 집단소송을 제기한 법무법인 바른 하종선 변호사는 3일 서울중앙지법에 차주 13명을 대리한 두 번째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하종선 변호사는 "2015년부터 BMW 520d 차량에서 다수의 화재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며 "하지만 BMW는 차량이 전소돼 화재의 원인을 알 수 없다며 부품에 대한 점검과 분석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BMW는 차량 결함을 은폐하려 했다"며 "이는 BMW가 리콜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개별 차량에서만 발생하는 문제로 축소시키려는 의도 하에 벌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법무법인 인강 성승환 변호사가 개설한 네이버 'BMW 화제 피해자 집단소송' 카페에는 3일 오전 10시 현재 3600명의 차주가 가입했다.

【원주=뉴시스】박종우 기자 = 2일 오전 11시44분께 강원 원주시 영동고속도로(강릉방향)에서 BMW 520d가 전소됐다. 2018.08.02. (사진=강원지방경찰청 제공) photo@newsis.com

【원주=뉴시스】박종우 기자 = 2일 오전 11시44분께 강원 원주시 영동고속도로(강릉방향)에서 BMW 520d가 전소됐다. 2018.08.02. (사진=강원지방경찰청 제공) [email protected]

성 변호사와 함께 소송을 진행 중인 인강 정근규 변호사는 지난 2일 카페에 글을 올려 "BMW 화재 사건은 몇 년 전부터 있었는데 BMW코리아는 '원인 미상'이라고 주장했고, 몇 차례 진행된 EGR 리콜에 대해서도 사유를 '화재 위험성'이 아닌 '배기가스 정화능력 저하'로 설명했다"며 "BMW코리아가 그동안 예상치 못했거나 알면서도 은폐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 변호사는 "소송의 목적은 피해자들의 빠르고 실효적인 피해 회복이지만 최종적으로는 징벌적 손해배상, 디스커버리 제도, 집단소송제 도입 등 소비자를 위한 입법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에 국민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은 대부분 BMW 520d에 대한 운행을 중지시켜 달라는 내용이며, 국토부에 대한 감찰을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다수다.

 2일 청원글을 올린 한 국민은 "도로와 터널 등에서 BMW 차량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리콜과 차량결함에 대한 조치가 완료될 때까지 운행정지 조치를 해달라"고 말했다. 이 국민은 "시설관리근무자로서 모 아파트 주차장 화재로 차량 수십대가 전소되고 입주민들이 다친 사고를 경험했다"며 "주차장이나 관공서, 쇼핑센터 등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대형화재와 인명피해, 시설물 손실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국민은 "지금까지는 단독사고로 불만 나는 수준이었지만 인구밀집공간에서 불이나면 초대형 사고로 번질 수 있다"며 "불 붙은 채로 앞차를 들이박고, 앞차가 대형유조차나 가스운반차량이라면 영화에 나오는 장면이 연출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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