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폭 투하 순간, VR로 경험하세요" 日고교생들 제작 화제
지난 2년간 '히로시마 VR' 직접 개발
원폭 투하 직후 섬광과 화재, 비명과 고통 생생 체험
【히로시마(일본)=AP/뉴시스】지난 3일 일본 히로시마(廣島)의 한 학교에서 마쓰라 나미오라는 17살의 고등학생이 원자폭탄이 투하되기 직전 히로시마의 모토야스강 다리(스크린 속 모습)를 가상현실(VR) 헤드세트를 쓰고 지켜보고 있다. 히로시마에서 동쪽으로 약 100㎞ 떨어진 후쿠야마(福山)기술고등학교 학생들이 지난 2년 간 개발한 이 VR 헤드세트는 히로시마 원폭 투하의 비극을 잊지 말고 다시는 이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2018.8.6
히로시마로부터 동쪽으로 약 100㎞ 떨어진 후쿠야마의 후쿠야마 기술고등학교 학생들은 이 학교의 컴퓨터 교사 하세가와 가쓰시의 지도 아래 지난 2년에 걸쳐 1945년 8월6일 히로시마에 원폭이 투하되기 전과 후의 히로시마의 모습들을 재현시킨 VR 헤드세트를 만들어냈다.
당시 원폭 투하로 히로시마에서만 14만명이 목숨을 잃었고 사흘 뒤 나가사키(長崎)에 두번째 원폭이 떨어져 7만명이 추가로 사망하자 일본은 8월15일 항복을 선언했다.
학생들이 개발한 헤드세트를 쓰면 약 5분 동안에 걸쳐 원폭 투하 전 히로시마의 평화롭던 모습에서부터 원폭 투하 후 불모지로 변하는 히로시마의 모습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원폭이 투하되기 전 모토야스 강변을 산책하고 지금은 원폭 돔으로 알려진 시마 병원도 구경할 수 있다. 그러다 원폭 투하 후의 섬광과 화재, 치솟는 연기 속에서 사람들의 처절한 비명과 고통도 느낄 수 있다.
VR을 만든 학생들은 당시 원폭 투하 후 50년도 더 지난 후에 태어났다. 오카다 메이라는 학생은 "말 한마디 하지 않아도 누구나 원자폭탄의 무서움을 직접 느끼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VR 체험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카가와 유히라는 또다른 학생은 "VR 개발에 참여하기 전에는 히로시마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아무 관심도 없었다. 그러나 개발을 함께 하면서 원자폭탄의 무서움을 알 수 있었고 이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VR 개발을 지도한 하세가와 교사는 원폭 투하 생존자들이 고령이 되면서 당시의 비극을 되살리는 것은 시간과의 싸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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