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호 헌법재판관 퇴임사 "한 점 부끄럼 없기를"…'서시' 낭독
"북한, 결핍과 공포로부터 자유로운 곳 되길"
"헌법 현실 고려, 심사숙고 노력했다" 소감도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안창호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지난해 10월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심판사건 선고를 위해 자리에 앉아 있다. 2017.10.26. [email protected]
안 재판관은 이날 오전 10시30분에 헌재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갈등과 반목의 골이 평탄케 되고, 마음이 상한 분들이 치유함을 얻고, 국민 모두가 서로 사랑하는 공동체에 대한 꿈이 있다"라며 "우리 구성원 모두가 자유롭고 평등하며 안전하고 행복하며 도덕적으로는 수준 높고 물질적으로도 풍요로운 그런 국가공동체에 대한 꿈이 있다"라고도 전했다.
재판관으로 근무한 날들에 대해서는 "보편적 인권의 가치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역사적 맥락을 파악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우리 법문화와 사회적 담론에 대한 고민이 없는 결정은 법질서를 혼란스럽게 할 수 있는 공허한 논리일 뿐이고 사회통합에 오히려 역행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러한 헌법 현실의 고려는 개인의 기본권을 제약하는 구실이 아니라 공동체 구성원 전체의 인권이 신장되기 위한 것이어야 했다"며 "무엇이 공법이고 무엇이 공동체의 정의인지, 무엇이 사랑이고 무엇이 공동체 구성원의 인권인지, 무엇이 믿음이고 무엇이 공동체의 신뢰인지 심사숙고하려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안 재판관은 "2007년부터 2년간 헌법재판소에서 연구관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어 재판소에 대한 정이 더 했는지 모르겠다"며 청원경찰과 방호원, 사무처 직원 등에게 일일이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퇴임사는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로 시작하는 윤동주 시인의 '서시' 낭독으로 마무리됐다.
안 재판관은 '공안통' 검사 출신으로 2012년 새누리당 추천으로 헌법재판관이 됐다. 새롭게 지명된 재판관 후보자들은 판사·변호사 출신으로 이들이 임명될 경우 검찰 출신 재판관은 사라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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