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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J 최고자문관, "영국 정부가 일방적으로 브렉시트 발동 취소할 수 있어"

등록 2018.12.04 19:3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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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승인 받을 필요없이 브렉시트 의사 번복하고 잔류 요청할 수 있다는 의견

 【런던=AP/뉴시스】 테리사 메이 영국 정리가 3일(현지시간) 의회 연설을 위해 다우닝 10번가 총리 관저를 떠나고 있다. 메이 총리는 이날 영국 방송 ITV의 '오늘 아침'에 출연해 의회에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안이 부결돼도 사임할 의사가 없으며, 총리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2018.12.04. 

【런던=AP/뉴시스】 테리사 메이 영국 정리가 3일(현지시간) 의회 연설을 위해 다우닝 10번가 총리 관저를 떠나고 있다. 메이 총리는 이날 영국 방송 ITV의 '오늘 아침'에 출연해 의회에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안이 부결돼도 사임할 의사가 없으며, 총리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2018.12.04.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이미 공식 발동한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의사 및 절차개시를 영국 정부가 일방적으로 취소할 수 있다'고 EU 최고법원의 최고자문관이 4일 공식 자문을 통해 언명했다.

마누엘 캄포스 산체스-보르도나 최고자문관은 이날 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에 "탈퇴 의사와 함께 관련 절차 개시의 리스본조약 50조를 발동했던 영국이 마음을 바꾸는 것은 법적으로 유효 타당하다"고 말했다. 최고자문관의 자문 내용은 거의 대부분 재판부에 의해 수용되어왔다.

2016년 6월23일 국민투표를 거쳐 브렉시트를 결정했던 영국은 2017년 3월29일 탈퇴 절차 및 협상 개시의 50조를 발동했다. 법적 협상 기간인 2년이 소진되면 합의안이 없더라도(노 딜) 영국은 2019년 3월29일 자정을 기해 EU에서 탈퇴해야 한다.

영국의 테리사 메이 보수당 정부와 EU 집행위원회가 브렉시트 협상을 실시하는 도중 지난해 국민투표 당시 잔류 의견이 우세했던 스코틀랜드의 지방정부 의회 의원 수 명이 "만약 영국 정부가 마음을 바꿔 이미 개시된 탈퇴 절차와 협상에서 발을 빼고 탈퇴 절차 발동을 없는 것으로 하고 싶을 때, 이것이 EU 집행위의 허락과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가능한 것인가"를 ECJ에 문의하는 소송을 냈다.     

이 문의가 영국 정부가 아닌 스코틀랜드 지방의회에서 제기된 것이고 메이 총리와 영국 중앙정부 의회(웨스트민스터)는 한 번도 이 같은 옵션을 진지하게 거론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최근의 브렉시트 합의 진행과 관련해 ECJ의 판결에 대한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판결은 수 주 안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고자문관이 EU 탈퇴 의사를 통보한 해당국이 일방적으로 철회할 수 있다는 자문을 낸 것은 EU 집행위 입장과는 배치되는 것으로 브렉시트 절차가 '순조롭지 않게' 진행되는 현재 주목되지 않을 수 없다. EU 집행위는 만약 영국이 탈퇴 발동을 철회하고자 한다(EU에 잔류하고 싶다)면 EU 나머지 회원국들의 만장일치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말해왔다.

최고자문관의 이날 자문은 EU 입장과는 정반대다. 2016년의 국민투표가 현 상황에서 번복돼서 지금까지의 탈퇴 협상을 무시하고 영국이 EU 잔류를 시도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는 것이다.

영국 메이 정부와 EU는 지난달 25일 특별 EU정상회의를 통해 브렉시트 합의안을 서명했다. 영국은 11일 의회에서 이 합의안에 대한 승인 여부 투표를 실시한다. 여기서 통과되면 유럽의회의 승인을 거쳐 영국은 합의안을 갖춘 정상적인 상태로 내년 3월29일 브렉시트를 하게 된다.

그러나 영국 의회의 11일 합의안 투표는 부결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부결되면 절충 합의안이 메이 정부와 EU 사이에 마련될 수도 있지만 메이 총리 사임, 영국 조기 총선 혹은 제2의 브렉시트 국민투표 실시 등의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 혹은 노 딜 상태로 브렉시트 날짜를 맞을 수도 있는 것이다.

최고자문관의 '일방적 취소 가능'은 이 상황에서 지금까지 진지하게 거론되지 않던 새로운 길을 시사한다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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