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中정상, 북미회담 앞두고 베이징서 전략적 협력 관계 과시

【베이징=AP/뉴시스】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 지난 8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회담에 앞서 악수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을 북한으로 공식 초청했으며 시 주석은 이에 응했다고 보도했다. 2019.01.10.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네 번째 만남을 계기로 전략적 협력 관계로 확대 발전하고 있는 양국 관계를 과시했다.
 
10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방중 일정 둘째 날인 지난 8일 두 정상은 상봉행사를 시작으로 회담과 만찬, 그리고 다음날 오찬까지 이어가며 전통적 우호·친선 관계의 발전을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회담에서 "두 나라 관계에서 의의 깊은 정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조중 친선이 더욱 공고한 단계로, 더욱 발전적인 관계로 되게 하는 데서 이번 방문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이 계기를 통해 온 세계에 조중 친선의 불변성, 불패성을 다시 한 번 뚜렷이 과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치단결', '긴밀한 협조의 전통 계승'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친선관계의 발전을 위해 '새로운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시 주석은 김 위원장이 새해 첫 정상외교로 중국을 방문한 데 대해 "매우 특수하고 중대한 의의를 가지며, 중조 친선관계를 중시하고 중국 당과 인민에 대한 깊은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어 "(김정은은) 평화 애호적이고 발전을 지향하는 조선 측의 희망과 기대를 국제사회 앞에 보여줬다"며 "이는 김정은 동지의 전략적 결심이 정확하다는 것을 실증해준다"고 믿음을 표했다.
  
시 주석은 무엇보다 "(비핵화 협상에서) 조선 측이 주장하는 원칙적인 문제들은 응당한 요구"라며 "유관 측들이 이에 대해 중시하고 타당하게 문제를 처리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라고 힘을 실어줬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핵 시설 검증 요구와 제재 완화 요구를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하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이는 미국의 전향적 태도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조선반도 정세안정을 위해 적극적이며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며 비핵화 협상과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 적극 관여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두 정상의 친밀감 과시는 환영만찬에서도 이어졌다. 시 주석은 "중조 관계는 이미 새로운 역사의 한 페이지를 펼쳤으며, 새로운 발전단계에 들어섰다"며 "중조 관계를 훌륭히 수호하고 훌륭히 공고히 하며 훌륭히 발전시키는 것은 중국 당과 정부의 확고부동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올해에도 중국 동지들과 굳게 손잡고 온 세계가 부러워하고 후세에 길이 전해질 조중 친선의 아름다운 서사시를 계속 써나갈 것"이라며 중국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북미 간 2차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물밑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북중 정상이 만나 한목소리를 낸 것은 대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비핵화 로드맵 단계별 상응조치를 요구하고 있으나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라는 우회 카드까지 제시했다. 중국은 민생에 영향을 주는 포괄적 대북제재에 부정적 입장을 가지고 있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대북제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국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중국은 한반도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이행 조치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주한미군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북한을 활용해야 한다. 또한 대북 영향력을 과시함으로서 미국과의 무역협상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시 주석은 연내 북한을 공식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시 주석을 초청했고, 이에 시 주석은 그 자리에서 관련 계획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의 방북이 연내 이뤄질 경우 북중 간 전략적 협력 관계는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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