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편관세·화석 에너지 장려 땐 韓 산업에 위협"
'2025 ICT 산업전망컨퍼런스'…美 대선 후 각 산업 지정학적 영향은
최대 변수는 관세 인상…IRA 폐기·화석 에너지 육성은 부정적
[웨스트팜비치=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6일(현지시각) 플로리다 웨스트팜비치 컨벤션 센터에서 당선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2024.11.13.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 가운데 그가 내걸은 보편관세 10% 신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 화석 연료 부활 등 경제 공약을 이행할 시 한국 산업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유승민 삼성증권 팀장은 14일 오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개최한 '2025 ICT 산업전망컨퍼런스'에서 미국 대선 이후 각 산업의 지정학적 영향을 발표했다.
유승민 팀장은 "트럼프 대선인은 미국 우선주의를 정치적 모토로 삼고, 제조업 육성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라며 트럼프 경제정책의 7대 쟁점으로 ▲세금 감면 ▲관세 인상 ▲미국 최우선 에너지 정책 ▲금융 규제 완화 ▲산업 규제 완화 ▲반도체 공급망 내재화 ▲주요 지역 전략 변화 등을 꼽았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은 우리나라 기업 입장에서 위협적인 정책들을 이야기하고 있다"라며 "보편적 기본관세,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정책들이 우리 수출 환경에 부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으로 모든 제조업 기반 이전을 요구하는 반면에 인센티브는 약화시킨다고 주장한다. 화석 에너지 장려 정책을 추진하는 것도 산업이나 각 국가의 정책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그는 글로벌 산업에 최대 변수로 관세 인상을 지목했다. 유 팀장은 "트럼프는 관세를 모두 예외없이 10%로 올리겠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른바 보편적 관세다"라며 "다만 트럼프가 거래 상대방 국가가 수출 기업에 대한 보조금을 철폐하고 환율 조작을 하지 않는다면 일부 협상 여지가 있다고 밝힌 바 있어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각 산업별 영향으로는 반도체는 중국의 첨단 기술 확보를 견제하고 공급망에서 제외시키는 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 팀장은 "미국에서 중국으로 가는 첨단 반도체 투자에 대해 엄격히 통제하겠다는 게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인데 그대로 승계가 될 것 같다"라며 "우리나라 기업에게는 중요한 기회다. 중국 반도체 회사들이 우리나라를 맹추격 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칩스법(반도체법)을 수정 및 폐기하겠다고 주장한 것으로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에 위협이 되는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트럼프는 미국으로 반도체를 생산망을 이전 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기업들이 미국에 가지 않는 이유는 수율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산업은 지난 2023년 이후 중국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중국이 자동차 수출 1위국으로 부상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개편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미국 대선 이후 중국의 전기차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정책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미국과 EU(유럽연합) 환경규제 완화로 전기차 정책 후퇴 기조가 예상된다.
유 팀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IRA 폐기를 공언하고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철폐한다고 공언을 하면서 전기차 경쟁력은 약화될 전망"이라며 "특히 연비 규제 완화 가능성이 높아 완성차 업체는 전기차 투자 속도를 더욱 늦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후 미국향 수출차량에 10% 관세를 부과할 경우 국내 기업들은 증설 주인 미국 내 공장 조기 가동으로 대응이 가능하다고 유 팀장은 조언했다. 다만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급격하게 높일 경우 한국 공장의 가동률 하락 리스크가 있다.
에너지 산업의 경우 트럼프 당선인이 화석에너지 대규모 투자를 공언하면서 재생에너지 산업에는 위협이 될 것으로 봤다. 그는 "다만 태양광은 상당히 효율성이 늘어났기 때문에 고난의 시기를 어ᄄᅠᇂ게 더 잘 견뎌서 더 효율성을 내는지가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헬스케어 산업는 대체로 이번 미국 대선이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유 팀장은 "생물보안법 통과로 미국 자본의 중국 투자가 금지되는 등 헬스케어 환경은 보호주의로 회기 중"이라며 "트럼프가 필수 의약품에 대해서는 미국이 전략적으로 국내 생산을 요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팀장은 “빅파마(대형 제약회사)들에게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보니 한국의 기업들이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협력해서 그 다음 스텝을 준비해야 하는데, 협력 기조가 후퇴될 수밖에 없다”라고 우려했다.
조선업은 예외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산업으로 지목됐다. 유 팀장은 "그동안 중국이 대규모 자본력과 싼 임금으로 조선시장에 침투를 했었다"라며 "점차 우리나라는 고부가치 선정 쪽으로 포지셔닝하면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미국 내에 노조들의 반발로 인해 중국 조선산업 규제를 강화시킬 것으로 보여진다. 한국의 조선산업이 일부분 긍정적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했다.
트럼프가 취임 즉시 우크라이나 종전을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건설업도 주목을 받고 있다. 월드 뱅크는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비용으로 향후 10년간 약 4826억달러의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유 팀장은 "UN 등 국제기구와 우크라이나 정부가 참여해 재건 우선 순위를 선정했으나 재원 조달 문제로 한국기업의 기회가 될지는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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