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연대 등 "이기흥, 체육계 성폭력 방관…사퇴하라"
선수촌 운영 맡는 대한체육회 책임 촉구
"체육이란 우물에 오염물과 쓰레기 넣어"
"대한체육회장, 정화작업 위해 물러나야"
이기흥 회장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쇄신"
【서울=뉴시스】15일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서울올림픽파크텔 정문앞에서 문화연대와 스포츠문화연구소, 체육시민연대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2019.01.15
문화연대와 스포츠문화연구소, 체육시민연대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서울올림픽파크텔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8일 조재범 성폭력 사건이 드러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충격과 분노로 술렁였다. 사건 발생 장소 중 하나가 진천선수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수촌은 국가대표 선수들이 가장 편하고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어야 하는 곳"이라며 "이곳의 운영과 관리를 책임지는 기관은 바로 대한체육회이며, 이 회장의 직무유기를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동호 스포츠문화연구소장은 "16세 소녀가 피눈물을 흘릴 때 이 회장은 어디 있었는가"라며 "성폭력과 폭력 이전에 이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규정도 어기면서 본인 사람들을 체육회로 데려왔다. 이 회장은 책임도 능력도 자격도 없다"고 비판했다.
김상범 체육시민연대 집행위원장은 "체육은 우리 사회가 건강하고 미래를 담보할 수 있도록 길러내는 마을 공동 우물 같은 곳"이라며 "대한체육회에 그 공동 우물을 관리할 책임이 있는데 오히려 수없이 많은 오염물과 쓰레기를 집어넣으면서 우리의 학생들과 선수들을 오히려 병에 걸리게 했다"고 밝혔다.
이어 "마을 공동 우물은 잠깐 폐쇄하고 정화하는 작업을 해야한다. 그러지 않고 우물을 마시면 끊임없이 병들 것"이라며 "대한체육회장은 모든 책임을 지고 앞으로의 정화 작업을 위해서라도 깨끗하게 물러나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리는 대한체육회 이사회에 참석, 체육계 폭력·성폭력 사태에 대한 입장과 사과문을 발표했다.
【성남=뉴시스】이정선 기자 = 심석희 선수를 상습적으로 폭행 및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가 지난해 6월25일 오전 경기 성남 수원지법 성남지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체육계 성폭력 사건은 쇼트트랙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심석희 선수가 자신의 코치였던 조 전 코치를 고소하면서 불거졌다.
심 선수 측 변호인에 따르면 지난달 심 선수는 조 전 코치를 폭행 혐의로 고소한 데 이어 자신이 2014년께부터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는 고소장을 경찰에 추가로 제출했다.
2014년 당시 심 선수는 만 17세로 고등학교 2학년이었다. 고소장에는 당시 시작된 성폭행이 지난해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한 달 남짓 앞둔 1월 중순까지 계속됐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심 선수 측은 고소장을 통해 조 전 코치가 초등학교 때부터 절대 복종을 강요했고, 주변에 알리지 못하도록 협박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조 전 코치는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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