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IB 3년차]미래에셋대우 IB총괄 김상태 사장 "개인고객에도 다양한 IB 상품 선보일 것"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김상태 미래에셋대우 IB 총괄사장이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특히 미래에셋은 경쟁사들을 2~3년 앞서면서 금융투자업계의 새역사를 쓰고 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금융그룹이다. 김 사장의 올해 계획은 IB 업계의 향방 나아가 자본시장의 판도를 미리 그려볼 수 있는 단서로 여겨지는 배경이다.
초대형 IB 출범 3년 차를 맞아 지난 10일 서울 센터원 본사에서 가진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김 사장은 올해 사업 계획을 묻는 질문에 "남들이 다 하는 비즈니스에는 관심 없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올해 사업 계획은 개인 고객들도 IB 상품을 다양한 형태로 만나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30년간 IB에서 쌓은 내공으로 짠 올해 전략이다. 지금까지 증권사 IB 부문은 주로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영업이 이뤄졌다. 과거부터 우물안 개구리라는 비판을 받는 국내 증권업계는 좋은 IB 딜을 따오는 수도 많지 않았지만 그나마도 그에 따른 투자 수익은 기관 투자가나 고액 자산가들이 독식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김 사장은 IB 부문에서도 일반 개인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려는 새로운 방향을 설정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원하는 것은 만기를 짧게 하면서도 은행보다 높은 수익률의 상품"이라며 "올해 미션은 IB 투자상품을 개인 고객 수요에 맞게 다양하게 구조화해 개인 투자자들도 기관 투자자 못지않는 투자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IB 사업은 주식, 채권 등 정형화된 기성 금융상품을 중개해 단순히 수수료 수익을 챙기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에게 좋은 금융상품을 공급하는 공장이라고 할 수 있다"며 "기관 또는 개인 따지지 않고 매력적인 상품을 제공하는 게 IB 공장장 핵심 역할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의 투자 야성이 가장 꽃 피울 수 있는 IB 부문을 이끄는 김 사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89년 당시 최고의 증권사였던 대우증권에 입사했다. IB라는 개념조차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던 시절부터 주식인수부장 등 IB 업무를 줄곧 해왔다. 중간에 메리츠종합금융증권에서 IB사업본부장, 유진투자증권에서 기업금융본부장을 지냈으나 2014년 1월 대우증권에 다시 복귀해 기업금융본부장을 맡았다.
이후 계속 승승장구했다. 2014년 12월에는 대우증권 전체 IB 사업 부문 대표를 맡아 2016년 말 미래에셋에 인수되기 전까지 진두지휘했다. 2017년 초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이 합병된 후에도 남아 기업공개(IPO), 회사채 발행, 유상증자 등 IB1 부문 대표를 맡아 2년 가까이 이끌었고 지난해 11월에는 신설된 IB 총괄 직제에 대표로 선임됐다. 동시에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김 사장의 실력은 수치로도 증명된다.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이 합병해 출범하기 전인 2016년 양사의 IB 부문 순이익은 261억원이었으나 2017년 1460억원으로 일 년 만에 6배로 뛰었다. 또 작년 1~3분기 순이익은 1799억억원을 기록, 합병 2년 차에는 10배 가까이 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IB 인력도 합병 시 228명이었으나 작년 말 316명으로 2년새 40% 가까이 확대됐다. 또한 국내 증권사 유일하게 300명대의 IB 인력을 보유했다. 양사의 합병 시너지가 제대로 발휘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사장이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투자 물건은 도로, 발전소, 다리 등에 투자하는 '글로벌 인프라'다. 글로벌 인프라 투자는 기존 증권사들이 거대 자본, 치열한 경쟁, 경험 부족 등으로 적극 도전을 해오지 못한 분야다.
그는 "국내처럼 저성장·저금리 상황에서는 장기적이고 사실상 확정 수익을 올릴 투자 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다"며 "선진국 인프라 건설은 국가 사업이라 안정성이 높으며 돈이 되는 투자 시장이다"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김상태 미래에셋대우 IB 총괄사장이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또 "오래 전부터 글로벌 역량을 강화해온 결과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IB들과 협상 테이블에서 동등한 위치에서 딜링을 하고 있다"며 "실제 작년에 검토한 IB 딜 중에서 40% 이상이 해외 딜이다"라고 말했다.
즉 과거 국내 증권사들이 글로벌 IB들이 따온 딜을 바탕으로 국내서 셀다운(인수 후 재매각)하는 사실상 하청하는 역할 정도에 머물렀지만 이제는 미래에셋대우가 글로벌 IB들과 어깨를 견주며 경쟁을 하는 수준에 올라섰다는 것. 그는 "IB 인력 300여명 가운데 매일 10명 정도가 좋은 딜을 따오기 위해 해외 출장길에 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미래에셋은 펀드라는 개념조차 생소하던 시절에 뮤추얼펀드, 적립식펀드 등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해외주식 직구 열풍도 미래에셋이 그 발화점이 됐으며, 최근 급성장하는 연금시장도 증권사 최초 자산 11조 돌파로 1위 지위를 유지하며 혁신의 주역으로 꼽히고 있다.
김 사장은 "미래에셋금융그룹이 지난 20여년간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시장을 선도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겠다"라고 다짐했다.
아울러 한국에서도 골드만삭스 같은 글로벌 IB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역량이 핵심이라고 꼽았다. 김 사장은 "증권사들이 먹을 것이 한정적인 국내 시장에서 티격태격하지 말고 밖으로 나가야 한다"며 "우선 대형사들이 큰물로 빠져줘야하며 이를 정부가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게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김 사장 약력
▲1965년 출생 ▲대구고 졸업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아주대 대학원 투자금융학 석사 ▲1989년 대우증권 입사 ▲ 2007년 대우증권 주식인수부장 ▲2007년 2월 ~ 2010년 3월 메리츠종합금융증권 IB사업본부장▲2010년 4월 ~ 2013년 12월 유진투자증권 기업금융본부장 ▲2014년 1월 ~ 2014년 12월 대우증권 기업금융본부장 ▲2014년 12월 ~ 2016년 12월 대우증권 IB사업 부문 대표(전무) ▲2017년 1월 ~ 2018년 11월 IB 1부문 대표(부사장) ▲2018년 11월 ~ 현재 IB 총괄 대표(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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