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집사는 사람도 있나요?"…더 짙어진 부동산 '관망세'
대출·세 부담에 집값 약세 기대 영향
심리·거래량·가격 지표 일제히 '꽁꽁'
【서울=뉴시스】이윤청 수습기자 = 마포·송파 등 올해 아파트값 급등지역에 파격적 급매물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6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부동산 밀집 상가에 매매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19.01.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지금 집을 사는 사람도 있나요? 그러면 호구(어수룩 해 이용당하기 좋은 사람) 아닌가요?"
17일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정책과 금리 인상, 공급 확대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수요자들의 관망세도 짙어지고 있다. 대출‘세(稅) 부담과 함께 집값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기대 심리가 수요자들을 붙잡는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소비심리는 사상 최저로 꽁꽁 얼었고 급매물을 내놔도 안 팔리는 '매수자 우위' 현상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매매 수요가 전세 수요로 돌아서는 경우가 많아졌고 더 나아가 집을 꼭 사야 하느냐는 인식도 생겼다.
이 같은 관망세는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 이후 도드라진다. 대책이 발표된 뒤 점차 안정되다 최근 지표에선 가격 하락이나 심리 위축 등의 신호가 더욱 선명해졌다.
국토연구원이 조사한 부동산시장 소비심리를 보면 지난해 12월 수도권과 지방, 주택과 토지 구분할 것 없이 전월 대비 수치가 모두 낮아졌다. 전국 부동산 소비심리지수는 90.7로, 이 조사를 시작한 2011년 이후 최저치를 보이며 하강국면으로 돌아섰다. 지수가 95 미만이면 전달보다 가격이나 거래량이 줄었다는 뜻이다. 보합국면이던 수도권 부동산·주택매매 심리지수도 하강국면으로 바뀌거나 보합국면을 간신히 버텼다.
또한 전국 일반가구 6600여 가구를 대상으로 '주택구입 계획'을 물었는데 10가구 중 7가구는 12개월 이후(73.7%)에 사겠다고 답했다. 3개월 이내는 3.7%, 4~6개월은 5.4%, 7~9개월은 5.7%, 10~12개월은 9.4%였다. 1년 이내에 집을 구매하기보단 일단 지켜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방에 비해 굳건했던 서울 및 수도권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서울 중부권 중개업소 관계자는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나와도 수요자들이 가격 조정을 더 원하는 경우가 많아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적극적으로 매수하기보단 좀 더 두고 보자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실제 거래량도 확 줄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주택매매는 85만6000건으로 전년도(94만7000건)와 최근 5년 평균(101만건)과 비교해 각 9.6%와 15.2%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12월은 5만6000건이 거래돼 전년도 같은 달 7만2000건보다 22.3% 줄었고, 5년 평균 8만6000건에 비하면 3분의 1토막(35.6%↓)났다.
이 중 수도권은 연간 47만1000건으로 전년 대비 6.6%, 서울은 연간 17만1000건으로 전년 대비 8.9% 각각 줄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론 수도권(2만6000건), 서울(7000건)으로 전년도 같은달과 비교해 무려 30.6%와 49.1% 각각 급감했다.
금리 인상도 수요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은 지난 16일 일제히 코픽스 연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08%포인트씩 인상했다. 이로써 주담대 변동금리가 연 3.18~4.68%에서 3.26~4.76%로 올랐다. 일각에선 시중금리가 꾸준히 오르고 있어 주담대 금리가 5%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가격 하락 현상도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매주 조사해 발표하는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값은 11월 둘째주 이래 10주째 하락했다. 낙폭도 처음엔 0.01~0.02%에서 0.05~0.06%로, 그 후엔 0.08~0.10%까지 확대되다 이번주엔 0.09% 하락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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