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새 미사일방어전략은 공허한 약속"…실현성 의문 제기돼
과거에 나왔던 개념들 조금만 변형시켜 되풀이
성공 가능성 보장 없고 비용 많이 들어
과거 냉전시대와 같은 군비경쟁 촉발 우려도
【워싱턴DC=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미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미사일 방어 전략 발표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안전하게 지키는 최고의 방법은 미국을 강하게 하는 것이며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라고 밝혔다. 2019.01.18.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새 미사일 방어 전략은 5가지 기술로 요약된다.
첫번째는 스타 워즈와 같이 우주에 요격무기를 배치한다는 것이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때 선보였던 전략방위구상(SDI)을 재현하는 것이다. 우주에 적국의 미사일 발사를 조기에 탐지할 수 있는 센서와 요격무기들을 배치해 미사일 발사 단계에서 요격한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초음속 무기를 이용해 미사일 방어에 나선다는 것. 러시아는 지난해 초음속 공대지 미사일 개발을 보여주는 동영상을 공개했고 중국도 초음속 무기들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의 미국 무기체계로는 이러한 초음속 무기들에 대처하기 힘들기 때문에 초음속 무기에는 초음속 무기로 대처한다는 것이다.
세번째는 F-35 스텔스 전투기를 이용한 방어. 미 국방부는 F-35 스텔스 전투기에 미사일 요격장비를 탑재해 적국의 미사일 발사를 탐지해 요격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F-35 스텔스기가 계속 적국의 미사일 발사 여부를 탐지하기 위해 순찰을 하도록 하는 것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F-35기가 해야 할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다.
네번째는 SM-3 블록ⅡA로 미사일을 요격한다는 계획인데 국방부는 내년부터 SM-3 블록ⅡA를 통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요격 실험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마지막은 강력한 레이저를 탑재한 드론을 고고도에 배치해 적국의 미사일을 요격한다는 계획. 하지만 레이저를 탑재할 경우 무게가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경량화한 드론에 레이저를 탑재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트럼프의 이같은 새 방어 전략에 대해 새로운 내용은 거의 없고 이미 과거에 나왔었지만 성공 가능성을 보장할 수 없었던 내용들을 조금 변형만 한 것일 뿐 실제로 미국 방어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적국의 미사일 발사를 조기에 탐지하기 위해 24시간 감시하려면 수백기의 위성을 추가로 배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최소 3000억 달러(336조5700억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국방부 연간 예산의 40%를 넘는 것이다.
미국의 데일리 비스트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새 미사일 방어 전략에 대해 공허한 약속이라고 폄하했다.
한편 새 미사일 방어 전략이 또다시 냉전시대와 같은 군비 경쟁을 촉발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러시아 등 미국과 경쟁하는 나라들로서는 미국의 군사적 우위를 용납할 수 없기 때문에 미국의 무기체계를 앞지르기 위한 새 무기 개발에 나설 수밖에 없고 미국이 또 더 새로운 무기 개발에 나서는 등 악순환에 빠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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