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쓸어내는 '빗자루 바람' 언제쯤…"당분간 없다"
기상청 "대기 정체 상황서 유입 계속"
"중국 뿐 아니라 북한의 북풍도 영향"
"해소 위해서 강한 강수나 바람 필요"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서울을 비롯한 전국 9개 시·도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4일 오전 서울 도심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 2019.03.04. [email protected]
기상청과 환경부가 공동운영하는 환경·기상통합예보실 측은 4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일단 오는 5일까지는 '매우 나쁨'과 '나쁨'으로 내다보고 있고 그 이후 상황은 아직 확정할 수 없다"며 "국내 대기 정체 상황과 유입이 계속되고 있어 미세먼지는 쌓이기만 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예보실은 "중국의 서풍과 북서풍 뿐만 아니라 북한에서도 북풍이 유입돼 세 가지 방향의 바람이 (우리나라로) 불어오고 있다"며 "그 중 미세먼지 영향은 서풍이 가장 크다. 서해상을 넘어오며 지형 마찰 효과도 없기 때문에 바람이 빠르게 넘어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때문에 오늘처럼 서쪽에 (미세먼지가) 쌓이고, 영남권이나 남부로 넘어가기까지 시간적인 차이가 있다. 대기 정체와 유입이 이렇게 혼재되면 미세먼지 농도가 더 높아진다"며 "여기에 전날에도 (미세먼지) 농도 수준이 높았다면 더 크게 올라가게 된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현재 축적된 미세먼지의 해소를 위해서는 강한 강수나 바람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가끔 꽃샘추위라고 부르는 한파가 몰려와 바람으로 (미세먼지를) 강하게 밀어내거나 혹은 강수가 북상해 비를 전국적으로 뿌리거나 해야 한다"며 "하지만 그런 조건들이 발생하지 않고 연일 고기압 정체와 유입 정체가 반복되니 농도가 높아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혹은 낮 시간에 온도가 올라갈 때 연직대류(수직 이동) 현상으로 농도가 낮아지길 기대해 볼 수도 있지만, 지금처럼 낮 시간에 유입이 계속 있으면 농도가 크게 낮아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부터의 미세먼지 농도에 대해서는 "수도권 농도가 충청권과 강원영서로, 충청권은 영남쪽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 몇 시부터 농도가 옅어진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며 "내일 예보도 안 좋을 것으로 전망되는 상태이기 때문에 향후 추이를 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의 지난해 3월 미세먼지(PM10) 월 최고치가 139㎍/㎥이고 초미세먼지(PM2.5) 월 최고치가 124㎍/㎥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최근의 수치들은 매우 높은 축에 속한다. 미세먼지가 심했던 지난해 1월도 각각 137㎍/㎥, 105㎍/㎥였으며 2월은 113㎍/㎥, 76㎍/㎥ 이었다.
4일 오후 2시 기준 시간평균 미세먼지(PM10) 수치는 서울 117㎍/㎥, 부산 33㎍/㎥, 대구 34㎍/㎥, 인천 158㎍/㎥, 광주 174㎍/㎥, 대전 140㎍/㎥, 울산 28㎍/㎥, 경기 162㎍/㎥, 강원 45㎍/㎥, 충북 98㎍/㎥, 충남 194㎍/㎥, 전북 174㎍/㎥, 전남 111㎍/㎥, 세종 183㎍/㎥, 경북 31㎍/㎥, 경남 44㎍/㎥, 제주 130㎍/㎥ 등이다.
같은 시간 평균 초미세먼지(PM2.5) 수치는 서울 79㎍/㎥, 부산 17㎍/㎥, 대구 20㎍/㎥, 인천 101㎍/㎥, 광주 119㎍/㎥, 대전 105㎍/㎥, 울산 14㎍/㎥, 경기 114㎍/㎥, 강원 27㎍/㎥, 충북 70㎍/㎥, 충남 129㎍/㎥, 전북 121㎍/㎥, 전남 77㎍/㎥, 세종 127㎍/㎥, 경북 14㎍/㎥, 경남 24㎍/㎥, 제주 95㎍/㎥ 등이다.
환경부는 오는 5일 역시 수도권과 강원영서, 충청권, 광주, 전북은 미세먼지 농도 '매우 나쁨'으로 나타나겠고 그 밖의 권역은 '나쁨'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이날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사상 최초로 4일 연속 수도권 비상저감조치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이 같은 대기가 이번 주 중반까지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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