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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조사 하나마나…화재진압 소방차에 '결함 장비' 장착

등록 2019.04.11 17:2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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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장 "4대 정밀검사 진행중…성능엔 문제없어"

"산불업무 소방으로"…소방관 국가직화 법안 국회통과 기대

전수조사 하나마나…화재진압 소방차에 '결함 장비' 장착

【세종=뉴시스】변해정 기자 = 소방당국의 전수조사에도 소방펌프차에 기준 미달의 소화 장비가 장착된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비의 노후화도 문제지만 부실 조사와 관리 소홀도 국민 안전과 직결된 만큼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문호 소방청장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준에 미달하는 압축공기포 소화 장비를 소방청에 납품한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 전수조사에서도 공교롭게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소방펌프차는 물탱크와 압축된 물(소방용수)을 소방호스로 이동시키는 펌프가 구비된 특수차로 화재 진압에 쓰인다. 

정유공장과 저유소에 ​시험 결과를 조작한 소화 장비를 제공했던 업체가 소방청에도 해당 장비를 납품했는데, 본청 소속 중앙119구조본부가 소방펌프차 4대에 장착해 화재를 진압해온 것이다.

문제의 장비는 물과 거품 소화약제의 혼합 비율을 표시하는 계기판으로, 이 수치는 실제 혼합 비율이 아닌 미리 설정해 놓은 값이었다.

소방청은 최근 일부 소방펌프차의 방수가 지연되는 결함이 확인돼 3000여 대를 전수조사 하고도 이 같은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 정 청장은 "성능상의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지만 약제 혼합량을 정확하게 측정해봐야 해 정밀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전수조사 하나마나…화재진압 소방차에 '결함 장비' 장착



정 청장은 산불대응 주무부처를 소방청으로 일원화하는 정부조직 개편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거듭 밝혔다.

그는 "산불 진화는 인명 보호 차원에서 이뤄져야 하는데다 고도의 기술을 요해 소방(청)으로 와야 한다"며 "산불 소관이 산림청이다보니 (그간) 직원(소방관)들이 산불 진화에 소극적인 측면이 있었다. 앞으로 좀더 적극적으로 산불 업무를 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산불 주무부처를 산림청이 아닌 소방청으로 바꿔 지휘체계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여당 의원의 주장에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아 산림 주변에 주택과 시설물이 많으므로 육상재난 총괄기관인 소방에서 하는 것을 심도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답변한 바 있다.

정 청장은 여론의 힘 얻어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을 위한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정 청장은 "국가에서 인건비를 대준다면 시·도가 충원을 안할 리 없다. 인력 충원이 원활해지면 소방 사각지대가 해소돼 국민 누구나 (동등한) 소방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야당이라고 다 반대하지 않는다. 이견이 있는 상황인데 잘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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