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국가수반 등극…정상외교 외연 넓히나
국무위원장 아래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대외적 수반 국무위원장"…헌법 개정한 듯
당대당 외교 벗어나 국가 간 외교 폭 넓힐 듯
국가 간 조약 비준·폐기 서명 관련 논란 해소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를 주재했다고 11일 보도했다. 2019.04.11. (출처=노동신문) [email protected]
북한은 지난 11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회의 1일회의를 열어 김정은을 국무위원장으로 추대했다. 또 최룡해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자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으로 뽑았다.
북한은 헌법에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국가를 대표하며'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다른 나라 외교사절의 신임장과 소환장을 접수하는 등 대외적으로 국가수반의 역할과 권한을 가져왔다.
그러나 북한이 김정은 집권 2기 체제의 출범을 알리는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상임위원장에게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이라는 모자까지 씌워 국무위원장 아래에 두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상임위원장의 역할과 권한을 김정은 위원장이 모두 가져가게 됐음을 의미한다.
북한은 이날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을 수정·보충했다. 중앙통신은 이날 보도에서 관련 내용을 밝히진 않았으나, 국무위원장을 '최고령도자'라고 명시한 100조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국가를 대표한다'고 명시한 117조 등을 수정해 모호했던 역할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국무위원장 아래로 조직됐다면 대외적 수반은 국무위원장"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14기 대의원에 빠진 것도 국무위원장의 지위를 보다 명확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국가수반의 역할과 권한을 갖게 된 만큼 당(黨) 대당(黨) 정상외교에서 서방세계와의 국가 대 국가 정상외교로 활동 폭을 확장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사회주의권 국가와의 정상외교만 해왔다. 이마저도 지난해 중국을 방문하고, 올해 3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을 방문해 별도의 공식 친선방문 일정을 진행한 게 전부다. 지난해 싱가포르 방문 역시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서였다.
북한 헌법은 국무위원장이 다른 나라와 맺은 중요 조약을 비준 또는 폐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103조) 그러나 그동안 명목상 국가수반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으로 돼 있어 그 권한에 대한 해석에 이견이 없지 않았다. 종전선언을 하려면 김정은 위원장이 아닌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던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 김 위원장이 국가수반에 공식 등극하게 될 경우 관련한 논란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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