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의원들 "사보임 허가하지 말라" 문희상 의장과 충돌
한국당 "사보임 절차 허가 절대 안돼"
문희상 "부득이할 경우에는 도리 없어"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문희상 국회의장이 패스트트랙 철회를 요구하며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장실을 항의방문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등 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9.04.24 [email protected]
한국당 의원 100여명은 24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비상 의원총회를 열어 "의회 무력화 세력과 투쟁하겠다"고 결의한 후 오 의원의 사보임을 허가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하기 위해 국회의장실로 일제히 이동했다.
문 의장은 몰려온 한국당 의원들에게 "말씀하실 분은 접견실로 오라"고 하고 퇴장하려 했으나 의원들은 반발하며 일제히 막아섰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문 의장에게 "찾아온 이유는 딱 한 가지다. 대한민국 국회에 이런 법이 어디 있느냐. 우리가 다수당일 때도 선거법을 이렇게 일방적으로 하지 않았다"며 "오신환 의원의 생각이 다르다고 함부로 위원을 교체하겠다는 사보임은 정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보임 절차를 허가해주면 안 된다는 말씀을 드리러 왔다"며 "허가한다면 결국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공수처를 함부로 패스트트랙 길로 가게 해서 대한민국 헌법을 무너뜨리는 데 의장이 장본인이 되는 것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문희상 국회의장이 패스트트랙 철회를 요구하며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장실을 항의방문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피해 다른 일정차 의장실을 나가려다 실랑이를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또 "여당과 범여권 정당이 절대적으로 과반 이상 차지하는 말도 안 되는 왜곡된 제도를 통과시키는 걸 비판하고 온몸으로 막겠다는 의미로 한 '20대 국회 없다'는 발언에 대해 문 의장이 비판한 것도 합당치 못한 자세니 유감을 표시해달라"고 요구했다.
문 의장은 이에 대해 "합의는 아직 최초의 단계이고 아직 무수한 과정이 남아있다"며 "의장이 할 수 있는 부분 내에서만 하는 것이고, 부득이할 경우에는 도리가 없다. 의장의 재량이 한계가 있다"고 답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그런 말 말라, 패스트트랙 올라가는 순간 무슨 합의가 되느냐" "여야 합의 없이 본회의에 상정시키지 않겠다고 한 마디만 해 달라"며 대답을 요구했다. 그러나 문 의장은 "지금 여기서 할 수 있는 대답이 아니다. 검토해보겠다"고 말하면서 언성이 높아졌다.
말다툼을 벌이는 과정에서 "여기서 검토하고 대답을 바로 달라"고 요구하며 대치하는 한국당 의원에 문 의장이 "멱살을 잡으려고 하느냐"고 따지는 등 감정적으로 격앙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문희상 국회의장이 패스트트랙 철회를 요구하며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장실을 항의방문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등 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다른 일정차 의장실을 나서려 할때 김명연 의원과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막아서고 있다. [email protected]
약 30분간의 설전 끝에 문 의장은 국회의장실을 빠져나갔다. 이후에도 한국당 의원들은 의장실에 한동안 남아 대화를 나눴다.
10여분 후 나와 기자들을 만난 나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실을 방문한 것은 혹시라도 무리하게 바른미래당이 사보임을 할 경우 국회의장의 허가가 있어야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입장 때문"이라며 "지금은 4월 임시국회 중이고 임시회 중에 이렇게 위원을 사보임할 수 없다는 건 국회법에 규정돼 있다. 명백한 국회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이후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실에서 다시 긴급 의원총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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