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소방관 근무 대폭 개선…24시간 일하고 이틀 쉰다
'3조1교대' 소방관들 선호도 가장 높아
내달 1일, 업무량 낮은 관서부터 시작
'지역별 여건, 소방관 건강' 등 고려해
소방관들 "출·퇴근 줄어 삶의 질 개선"
'업무 적은 관서부터'…형평성 불만도
소방청 "일 많은 관서 인센티브 제공"
【속초=뉴시스】김태겸 기자 = 지난 4일 오후 7시 17분께 강원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속초시 영랑호 주변까지 번져 소방관이 불을 끄다 잠시 숨을 돌리고 있다. 2019.04.05. [email protected]
3조1교대는 일명 '당비비'(당번·비번·비번)라고 불리는 근무 시스템인데, 일선 소방관들이 가장 선호하는 근무형태다.
소방청은 이번 개편으로 대국민 소방서비스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도, 일선 소방관들의 높은 업무량과 건강 문제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번 개편 작업이 상대적으로 업무량이 적은 관서를 중심으로 시작되면서 일각에선 형평성과 관련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파악됐다.
24일 소방청 등에 따르면 소방공무원 조직은 오는 5월부터 전국 소방서 중 업무 부하가 가장 낮은 곳으로 분류한 관서부터 3조1교대 근무를 시작한다. 3조1교대 방식은 24시간 근무를 한 뒤 이틀을 연속으로 쉬는 형태이다.
소방청은 이번 근무체계 개편을 위해 24시간 업무량 등을 기준으로 관서 유형을 A·B·C 그룹으로 나눴다. 이중 3조1교대 근무를 가장 먼저 시작하는 그룹은 C그룹으로, 출동 건수가 약 2건인 업무량이 낮은 관서이다.
소방청은 지역별 여건과 관서별 특성, 일선 소방관들의 건강문제·근무 선호도 등을 고려해 이같은 방식 도입을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청은 이번 결정에 앞서 지난해 11월 17개 시·도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소방교대제 선호도 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대상 4만6487명 중 58.3%의 소방공무원이 3조1교대 근무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방청은 3조1교대 근무 시범 운영을 실시해 현장 도착시간·민원발생 등 소방서비스, 소방관들의 안전사고, 대원 건강상태 등이 기존과 차이가 없거나 더 나아졌다고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청은 이번 개편으로 열악하다고 지적받던 소방공무원들의 근무 환경은 개선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속초=뉴시스】김태겸 기자 = 지난 4일 오후 화재가 발생한 강원 속초시 영랑호 인근 한 마을에서 소방관들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19.04.05. [email protected]
한 4년차 소방관은 "이전에 스무 번을 출근했었다고 하면, 당비비(3조1교대)경우 열 번 밖에 출근을 안 하는 것"이라면서 "출퇴근 시간이 반으로 줄어드니 소방관들이 선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론 업무량이 적은 C그룹 관서를 중심으로 3조1교대 근무를 먼저 시작하면서, 형평성에 대한 불만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그룹 관서는 원래 출동이 적어 근무가 편한 관서들인데, 이번 개편으로 더 편해질 것으로 예상돼 다른 그룹에 속한 관서 소방관들은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한 소방관은 "C그룹 관서는 소위 한직, 출근해서 출동도 별로 없는 곳"이라면서 "내부적으로 C급(그룹)만 하게 되니까 선호하는 곳을 더 선호하게 되는 등 인사상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소방청은 이같은 분위기를 감안해 업무 부하가 많은 관서들에 대해선 ▲인사평가시 가점 부여 ▲성과급 비율 인상 ▲해외 연수 기회 우대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동시에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달 초 발생한 강원 산불을 계기로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과 관련한 논의에 불이 붙은 상태다. 소방관들의 헌신적인 모습, 열악한 처우 및 근무환경 등이 다시 주목받으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는 소방공무원의 국가직화 관련 게시글이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기도 했다.
이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소방관 국가직 전환 관련 법안 심사를 시작했지만 여야가 의견차를 보여 관련 법안 논의는 제자리걸음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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