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참석 속 5·18 39돌 기념식 엄수(종합2보)
두 번째 참석 문재인 대통령 "진상 규명 노력을"
시민·학생 등 5000명 참석…여·야 지도부 총출동
황교안 대표 시민·대학생 거센 항의에 '곤혹'
【광주=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여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19.05.18. [email protected]
지난 2017년 제37주기 기념식에 이어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두 번째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와 정치권이 더 큰 책임감을 갖고 진상규명에 노력을 기울여달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 '오월 광주, 정의로운 대한민국'
'오월 광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주제로 한 이날 기념식에는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비롯한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유족·각 정당 대표·국회의원·시도지사·시도 교육감·시민·학생 등 5000여 명이 참석했다.
기념식은 오프닝 공연·국민 의례·경과보고·기념 공연·기념사·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 등으로 60분간 이어졌다.
오프닝 공연은 5·18의 역사적 현장인 옛 전남도청에서 39년 전 고인이 된 당시 고등학생의 죽음을 바탕으로 작곡(블랙홀 주상균 씨)한 '마지막 일기'로 채워졌다.
애국가 제창은 민주화운동 참여 대학인 전남대·조선대 학생 대표 4명과 5·18 희생자 유족 4명이 선도했다.
기념공연에서는 39년 전 5월 도청 앞에서 가두방송을 했던 박영순 씨의 스토리텔링과 고등학교 1학년 신분으로 5월27일 새벽 최후의 항전에서 총상을 입고 사망한 고 안종필 군 어머니의 이야기가 가슴을 울렸다.
특히 기념식 최초로 5·18 민주화운동의 상징적 장소인 옛 전남도청과 민주묘지를 이원 생중계하는 등 역사성과 현장감을 동시에 추구했다.
39주년 기념식은 5·18 민주화운동의 의미와 역사적 사실을 전 국민이 공감하고, 민주화의 역사와 가치 계승을 통한 정의와 통합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5·18 민주화운동은 더 이상 광주 만의 5·18이 아니다"며 "전 국민이 함께 공유하며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의 역사로 승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문 대통령 "진실 규명 노력을"
문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지난해 3월,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 특별법이 제정됐다. 핵심은 진상조사규명위원회를 설치해 남겨진 진실을 낱낱이 밝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위원회가 출범조차 못하고 있다. 국회와 정치권이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정부는 특별법에 의한 진상조사규명위원회가 출범하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자료를 제공하고 적극 지원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또 "오월은 더 이상 분노와 슬픔의 오월이 돼서는 안 된다. 우리의 오월은 희망의 시작, 통합의 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광주의 자부심은 역사의 것이고 대한민국의 것이며 국민 모두의 것이다. 광주로부터 뿌려진 민주주의의 씨앗을 함께 가꾸고 키워내는 일은 행복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여·야 지도부 총출동
여·야 지도부도 총출동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비롯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까지 각 당 지도부가 모두 참석했다.
민주당에서는 이해찬 대표 이외에도 이인영 원내대표, 박광온·박주민 최고위원이 기념식에 참석했다.
전날 전야제에 참석했던 설훈·김해영·남인순·이수진·이형석 최고위원과 윤호중 사무총장, 조정식 정책위의장, 홍익표·이재정·이해식·강훈식·김성환·김경협·소병훈·김현·김홍걸·김정호·송갑석 의원은 기념식까지 1박2일 일정을 소화했다.
한국당은 황 대표를 비롯해 나경원 원내대표, 이헌승 비서실장, 한선교 사무총장, 정양석·이만희·신보라·민경욱 의원 등이 참석했다. 광주시당위원장 및 광주·전남 당협위원장들도 동참했다.
바른미래당은 손 대표와 권은희·박주선 의원이 전야제부터 자리를 함께했다.
호남을 텃밭으로 삼고 있는 민주평화당 지도부는 전날 전야제는 물론 민주 대행진에도 참석했다. 기념식에는 정 대표와 유성엽 원내대표, 허영·양미강 최고위원, 김광수·김경진·박주현·윤영일·이용주·장정숙·정인화 의원 등이 자리했다.
정의당도 심상정·추혜선·김종대 의원 등 의원 6명 전원이 총출동했다.
◇ 황교안 '험난한 5·18 참배'
기념식장을 찾은 황 대표는 참배객과 대학생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9시30분께 버스를 타고 국립 5·18민주묘지 앞 민주의 문에 도착했지만, 시민단체와 대학생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민주의 문부터 기념식장까지는 통상 2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임에도 항의 인파에 둘러싸여 22분이나 걸리면서 힘겹게 입장했다.
시민들은 황 대표를 향해 "황교안 물러가라" "여기가 어디라고 오느냐" 등의 소리를 외치며 민주의 문을 지나지 못하도록 몸으로 막아섰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과 경호 인력 간 격렬한 몸싸움이 빚어지기도 했다.
기념식이 끝난 뒤 돌아가는 길 역시 험로의 연속이었다.
◇ '택시 운전사' 김사복 씨 아들, 힌츠페터 참배
39주년 기념식이 열리던 같은 시각 민주묘지 인근 망월동 옛 묘역에서는 영화 '택시 운전사' 속 실제 주인공의 아들 김승필 씨가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의 추모석에 참배했다.
김 씨는 "아버지와의 인연을 생각한다면 힌츠페터 기자는 아버지처럼 모셔야 할 분이다"면서 "자식 된 도리를 다한다는 마음과 함께 추모했다"고 밝혔다.
이어 "5·18은 현대 민주주의의 초석을 놓은 투쟁이다. 이를 널리 알렸던 두 분의 헌신에 늘 감사하다"고 말했다.
힌츠페터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독일 제1공영방송(ARD-NDR) 일본 특파원으로 광주의 참상을 영상에 담아 5·18을 전 세계에 알렸다.
그는 호텔 소속 택시기사였던 김사복 씨의 안내로 계엄군에 봉쇄된 광주 시내를 오가며 5·18 민주화운동을 취재했다.
힌츠페터 씨와 김사복 씨의 일화는 지난 2017년 8월 개봉한 영화 '택시 운전사'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광주=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을 마치고 5·18희생자 고 김완봉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고 김완봉(66년 7월 24일부터 80년 5월 21일)씨는 친구와 절을 간다며 길을 나셨다가 사망했고, 어머니는 적십자병원에서 아들 시체를 찾았고 29일까지 아들을 지키다가 묘역에 안장했다. 2019.05.18.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 박영태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자유한국당 황교안, 바른미래당 손학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18일 오전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린 광주광역시 북구 국립 5.18 민주 묘지 기념식에서 나란히 서 있다. 2019.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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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박영태 기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8일 오전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린 광주광역시 북구 국립 5.18민주 묘지 기념식장으로 들어가며 시민단체의 항의를 받고 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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