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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 우울증…일·가정 양립 정도가 좌우한다

등록 2019.07.07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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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정책연구원, 2307명 여성 대상 조사 결과 공개

가정 내 성평등·자녀부양 가치관 높으면 우울감 낮아져

일·가정 양립 갈등→우울 상승→갈등 증가 악순환 반복

워킹맘 우울 방지, 일·가정 양립 갈등 조기 개입이 방법

 【서울=뉴시스】전진우 기자 (뉴시스DB) 

【서울=뉴시스】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소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직장 여성의 우울감과 일-가정 양립 정도가 상관관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래픽=뉴시스 DB)

【서울=뉴시스】구무서 기자 = 일과 가정 양립 정도에 따라 직장을 다니는 기혼 여성의 우울감이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7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기혼 직장여성의 가족관련 가치관이 일-가정 양립 갈등을 매개로 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자료에 따르면 기혼 직장여성의 우울과 일-가정 양립 간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2307명의 직장 여성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는 5점 만점의 리커트 척도를 사용했다.

조사결과를 보면 2012년 직장여성의 우울의 평균은 1.356점, 2014년 1.596점, 2016년 1.944점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가정 양립 갈등은 2.058점, 2.171점, 2.344점으로 늘었다.

연구자인 경북대 아동학부 성정혜 외래교수는 "점수 자체로는 높낮이를 판단할 수 없지만 일-가정 양립 갈등이 늘어남에 따라 직장 여성들의 우울 지수도 함께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직장 여성의 성역할 가치관과 우울지수에 대한 연구도 진행했다. 가족 내 성평등한 역할에 대한 인식이 높아 평등을 추구할수록 일-가정 양립 갈등이 낮아지고, 낮아진 일-가정 양립 갈등은 우울을 감소시켰다.

자녀를 부양해야 한다는 가치관도 기혼 직장여성의 우울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 자녀 부양에 있어 경제적 책임감이 높을수록 일-가정 양립 갈등이 낮아지고 이 역시 우울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직장여성이 가족 내 성역할에 대해 평등하다고 생각하고 자녀부양에 있어서 경제적으로 지원해주는 것은 자신의 직장생활이 가정에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해 일과 가정 간에서 발생하게 되는 갈등이 완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가정 양립 갈등이 높아질수록 직장여성의 우울은 높아지고, 높아진 우울은 다시 일-가정 양립 갈등을 증가시켰다.

우리나라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통계청과 여성가족부가 지난 1일 발표한 '2019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고용률은 50.9%로 2017년 50.8%와 비교해 아주 소폭 상승했다. 그래도 여성 두 명 중 한 명은 직업이 있다는 의미다.

반면 연령별로 보면 25~29세 여성의 고용률은 70.9%에 달하지만 30~34세 62.5%, 35~39세 59.2%로 감소했다. 경력을 단절한 사유로는 결혼이 34.3%로 가장 많았고 육아 33.5%, 임신 및 출산 24.1%, 가족 돌봄 4.2% 자녀교육 3.8% 순이었다. 항목은 다르지만 모두 일-가정 양립과 관계된 사유다.

연구진은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기 위해 ▲남성 육아휴직 ▲유연근무제 ▲돌봄서비스 등의 실질적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일-가정 양립 갈등과 우울간의 상호 인과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일-가정 양립 갈등에 대한 조기의 적절한 개입이 기혼 직장여성의 우울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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