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버스' 첫 진수…"서울 대표상품 될 것" 눈물 보인 오세훈
한강버스 2척 건조 완료 후 첫 실물 공개…내달 한강 인도
경남 사천 한강버스 안전기원 진수식 개최, 오세훈 참석
한강버스 디자인·편의시설 등 공개, 시범운항 단계적 실시
[경남 사천=뉴시스]서울시는 25일 오후 경남 사천 은성중공업 인근에서 한강버스 2척에 대한 진수식을 진행했다. 2024.11.25. [email protected]
[경남 사천=뉴시스] 조현아 기자 = 내년 3월부터 서울 한강을 가로지를 새로운 수상 대중교통인 '한강버스'가 첫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시는 25일 오후 경남 사천 은성중공업 인근에서 한강버스 2척의 진수식을 진행했다. 지난해 3월 오세훈 서울시장이 영국 런던에서 템스강을 오가는 '리버버스'에 탑승한 뒤 한강에도 수상버스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이후 약 1년 8개월 만에 선박 8척 중 2척의 건조가 완료된 것이다.
한강버스는 길이 35m·폭 9.5m, 150t급 선박으로 한강에서 속도감 있게 운항하면서도 항주파 영향은 적게 받을 수 있는 '쌍동선(두 개의 선체를 갑판 위에서 결합한 배)' 형태로 제작됐다. 선박 높이는 잠수교 하부를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낮게 설계됐다.
선박 색상은 한강 고유의 색과 빛을 투영할 수 있는 '흰색' 기본 바탕에 한강의 반짝이는 윤슬과 시원한 물살을 연상케하는 '파란색'이 그러데이션(점점 짙어지거나 옅어지는 기법)으로 어우러지게 디자인됐다.
[경남 사천=뉴시스]서울시는 25일 오후 경남 사천 은성중공업 인근에서 한강버스 2척에 대한 진수식을 진행했다. 2024.11.25. [email protected]
이날 진수식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 한강버스 운영사업자인 한강버스 관계자, 한국해양대학교 류동근 총장, 목포해양대학교 한원희 총장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런던의 리버버스보다 훨씬 더 멋지고 유려한, 정말 사랑스럽게 생긴 배가 떡하니 진수식을 앞두게 됐다"며 "2척의 한강버스 진수식을 필두로 이제 곧 시민 여러분이 직접 한강버스를 이용하게 될 것이다. 우리에게 없던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이 생겨나게 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한강을 바라보며 모닝커피를 마시고, 베이글을 사들고 출근하는 경험, 가끔 창 밖의 한강을 바라보는 서울 시민들의 여유로운 출근 모습을 생각하게 된다"며 "이런 경험은 입소문을 타고 서울시민은 물론이고 서울을 찾는 관광객들이 한 번 씩 타려고 줄을 짓는, 꼭 찾아야 하는 대표 상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강버스를 통해 시민들에게는 대중교통을 제공해드리고,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서울만의 독특한 정취를 선물해드릴 수 있게 된다"며 "지금까지 애써 온 서울시 직원들, 미래한강본부를 비롯해 우리 직원들 정말 수고 많았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내년 정식운항 전까지 충분한 시범 운항을 통해 안전성과 편의성을 확보하고, 차질 없이 잘 준비해나가겠다"며 "앞으로 한강버스가 서울 시민에게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서울의 상징 중 하나가 될 수 있도록 기대와 관심 부탁드린다"고 했다.
[경남 사천=뉴시스]서울시는 25일 오후 경남 사천 은성중공업 인근에서 한강버스 2척에 대한 진수식을 진행했다. (사진=서울시 제공). 2024.11.25. [email protected]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도 "오늘 진수되는 한강버스가 끝까지 하나의 문제 없이 서울시민을 위해 안전하게 운항될 것이라 믿는다"며 "그동안 한강이 있어도 서울 시민들은 제대로 이용 못했는데, 오세훈 서울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사업으로 한강을 좀 더 가깝게 이용할 수 있는 서울로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진수식에서는 안전 항해를 기원하는 의식인 '진수선 절단식'이 진행됐다. 아이가 처음 태어났을 때 탯줄을 자르는 것처럼 배가 처음 바다에 나갈 때 '새로운 생명 탄생'의 의미로 배와 연결된 진수선을 자르는 의식을 치른다. 여성이 진수선 절단을 주관하는 전통에 따라 서울시의회 역사상 68년 만에 최초의 여성 의장이 된 최 의장이 나서 진수선을 절단했다.
절단식에 이어 '샴페인 브레이킹'도 이어졌다. 샴페인 병을 뱃머리에 부딪혀 깨뜨리며 배의 새로운 탄생을 축하하고 안전한 항해를 기원하는 의식으로 오 시장과 최 의장 등 참석자들이 함께 했다.
선박 건조 작업을 완수한 은성중공업 김정열 대표, 하이브리드 선박 추진체 제작 업체인 카네비모빌리티 정종택 대표, 선박 설계를 시행한 정해엔지니어링 이재철 상무에 대한 오 시장의 표창장 수여도 이뤄졌다. 이후 참석자들은 은성중공업 공장으로 이동해 건조 완료 후 진수 전에 있는 한강버스를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경남 사천=뉴시스]서울시는 25일 오후 경남 사천 은성중공업 인근에서 한강버스 2척에 대한 진수식을 진행했다. (사진=서울시 제공). 2024.11.25. [email protected]
한강버스 내부에는 창 밖의 풍광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파노라마 통창'이 적용됐다. 선내 조성된 카페테리아에서는 간단한 식음료 구입도 가능하다. 개인 좌석별로 테이블이 마련돼 있어 한강을 바라보며 식음료를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선박 앞뒤로는 자전거 이용객들을 위한 '자전거 거치대'가 설치됐고, 이동 약자들을 위한 4개의 휠체어석도 마련됐다.
'친환경 하이브리드 선박'으로 건조된 한강버스에는 배터리 화재 예방을 위한 여러 안전 장치도 도입됐다. 화재 징후를 미리 감지할 수 있는 배터리 시스템 내부의 가스 센서를 비롯해 배터리 과충전 방지, 배터리셀 연쇄 폭발 방지, 열폭주 시 가스 분사 소화, 유사 시 배터리 함체 침수 등의 4중 안전장치가 설치됐다.
하이브리드 추진체를 제작한 관계자는 "추진체의 핵심 기술인 배터리·전력변환장치에 대한 지속 연구와 개발을 통해 추진체 시스템의 95% 이상을 국산화했다"며 "기존 외국산 제품 사용 시 발생했던 부품 수급 지연 문제나, 과도한 AS 비용 발생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는 이날 공개한 2척의 선박에 대해 은성중공업 인근 앞바다에서 해상시험과 시운전 등을 시행하고,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의 검증을 거쳐 12월까지 한강으로 인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가덕중공업에서 건조 중인 나머지 선박 6척과 예비 선박 등 추가 선박 4척도 순차적으로 한강에 인도할 예정이다.
한강 인도 일정에 맞춰 단계적으로 선박·설비 검증, 인력 훈련, 항로 검증, 비상 대응 훈령 등 시범운항을 실시해 정식 운항 전까지 안전성과 편의성을 충분히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뉴시스] 서울시가 추진하는 한강버스가 내년 3월부터 7개 선착장에서 정식운항에 돌입한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내년 3월 한강버스가 도입되면 마곡, 망원, 여의도, 잠원, 옥수, 뚝섬, 잠실 등 총 7개 선착장을 출퇴근 시간 15분 간격, 그 외에는 30분 간격으로 평일 하루 68회 상·하행 편도로 운항하게 된다.
한 번에 탑승 가능한 인원은 199명으로 평균속력은 17노트(31.5㎞/h), 최대속력은 20노트(37㎞/h)까지 낼 수 있다. 편도 요금은 3000원으로 지하철과 버스, 따릉이 등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6만8000원)로는 무제한 탑승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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