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서 친일파 작곡 교가 변경 학교 처음으로 나온다
서울 공립중, 교사·학생·학부모 의견수렴해 교체 결정
서울서 교가 변경 최초…개학 후 변경 작업 진행 예정
서울교육청 "학교측 요청시 예산지원…확보예산 있어"
【서울=뉴시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 조연희 지부장(왼쪽)과 민족문제연구소 방학진 기획실장이 지난 2월 서울 서대문구 전교조 회의실에서 서울 학교 내 친일잔재 1차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최근 서울의 한 공립중학교에서 친일파가 작곡한 교가를 교체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사진=뉴시스 DB)
8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A중학교는 방학 직전인 지난 7월 학교운영위원회에서 토론을 통해 교가를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광덕중·광덕고와 대동고 등 광주교육청 소속 일부 학교에서 친일파가 작사·작곡한 교가를 바꾸기로 한 사례는 있었으나 서울에서 이 같은 이유로 교가를 바꾸기로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는 지난 2월 발표한 학교 내 친일 잔재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학교가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이 작곡한 교가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A중학교 관계자는 "교가가 만들어진 지 오래 돼 지금 아이들의 정서와 맞지 않은 부분이 있어 개정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친일파가 작곡한 교가여서 바꾸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부분도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A중학교는 올해 교사와 학생, 학부모 등 학교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교가 변경 여부를 논의하고 의견수렴을 꾸준히 해왔다.
현재까지는 교가를 바꾸겠다는 결정만 한 상태이고 교가를 어떻게 바꿀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2학기가 개학하면 내년 완성을 목표로 교사, 학생, 학부모 의견을 수렴해 작사와 작곡, 연주, 녹음 등을 어떻게 할지 정할 예정이다.
교가를 만드는 과정에서 곡 완성에 필요한 외부 전문가를 투입하려면 예산이 필요하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측에서 요청이 온다면 지원하겠다. 확보된 예산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교조 서울지부에 따르면 서울 학교 중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이 작사 혹은 작곡한 교가를 쓰는 학교는 총 113개교다. 이들에 의하면 A중학교 외에 공립인 B초등학교도 교가 변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111개교 중 교가 변경을 추진하는 학교는 확인되지 않았다. 111개교에는 초등학교 17개교, 중고교 94개교 등이 포함됐다.
전교조 서울지부 관계자는 "광복절을 맞아 다시 한 번 이 문제를 환기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보고자 교육청에도 적극 제안을 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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