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선 재선거 돌입…네타냐후 5연임 가능할까
네타냐후, 지난 4월 총선에서 제1당 유지하고도 연정구성 실패
【텔 아비브(이스라엘)=AP/뉴시스】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 아비브에 설치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총선 재선거 홍보 게시물. 2019.09.17
이스라엘은 우리나라와 달리 완전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로 선거를 치른다. 전국을 하나의 선거구로 놓고 유권자가 각 정당에 투표하면 정당별 득표율에 따라 크네세트(의회) 의석 120석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이번 선거 전체 유권자는 640만명 정도다.
선거 개표결과가 나오면 대통령은 제1당 당수를 총리 후보로 지명하고 연정 구성권을 부여한다. 총리 후보가 42일안에 연정을 구성하지 못하면 다른 정당 대표에게 연정 구성권을 넘겨야 한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은 지난 4월 총선에서 소수점 차이로 베니 간츠 전 육군 참모총장이 주도하는 중도보수연합 카홀라반(청백)에 맞서 1당 지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하레디(초정통파 유대교 신자)의 병역 의무 부여 여부를 둘러싸고 연정 상대인 세속주의 정당과 초정통파 정당들이 충돌하면서 연정 구성에 실패했다. 리쿠드당은 연정 구성권을 넘기지 않기 위해 크네세트 해산과 조기 총선을 결의했다.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낮은 투표율이 선거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권자들이 재선거에 무관심한 상황에서 초정통파 랍비들이 신자들에게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어 리쿠드당을 비롯한 우파연합에 유리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당국은 소요사태 방지를 위해 '바디캠'을 장착한 경관 2만명과 참관인 3000명을 투표소에 배치했다. 요르단 서안지구와 가자지구 국경도 폐쇄했다.
카홀라반은 리쿠드당이 아랍계 투표소에서 소요사태를 조장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리쿠드당을 비롯한 우파정당은 지난 4월 총선에서 아랍계 투표소에 몰래 카메라를 부착한 활동가 1200명을 투입해 유권자 협박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이스라엘 주요 3개 방송사는 오후 10시 투표 마감 직후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TOI는 지난 4월 출구조사 결과가 부정확했다면서 실제 결과는 17일 밤이나 18일 새벽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카 알 가르비예(이스라엘)=AP/뉴시스】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북부 아랍계 마을인 바카 알 가르비예에 설치된 베니 간츠 전 육군 참모총장이 주도하는 중도보수연합 카홀라반(청백)의 총선 재선거 홍보 게시물. 2019.09.17
지난 13일 채널 12와 채널 13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리쿠드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베니 간츠 전 육군 참모총장이 주도하는 중도보수연합 카홀라반(청백)에게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여론조사에서 리쿠드당과 카홀라반은 각각 32석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리쿠드당을 필두로 한 우파연합은 58~59석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는 120석 규모인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의 과반을 밑도는 수치다.
네타냐후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방적인 지원 속에 막판 시리아와 이라크, 레바논내 친(親)이란 민병대를 공습하고 서안지구 최대도시인 헤브론 합병을 공식 선언하는 등 보수층 결집에 총력을 기울였다. 반면 간츠 대표는 네타냐후 총리의 반대편에 서 있는 노동계와 아랍계 정당에 손을 내밀고 있다.
하레디에 대한 병역 의무 부과를 끝까지 주장해 연정 불발의 원인이 된 세속주의 성향 보수정당 '이스라엘은 우리의 집'의 수장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전 국방장관은 이번 재선거의 '킹메이커'로 꼽힌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우리의 집은 의석을 지난 4월 5석에서 10석으로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네타냐후 총리에게 해임된 바 있는 리에베르만 전 국방장관은 리쿠드당 주도 연정 참여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리쿠드당과 카홀라반이 모두 참여하는 통합정부에만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통신은 네타냐후 총리가 연정 구성에 또다시 실패하면 리쿠드당이 그를 축출하고 간츠 대표와 연대를 도모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현재까지 리쿠드당에서 이같은 의견이 공식적으로 표출된 바는 한번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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