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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북미, 연내 유의미한 합의 가능성 70%…현재는 조정기"(종합)

등록 2019.09.24 11: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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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 안되면 2017년 회귀…최악은 美의 北군사공격"

"北, '제2의 하노이' 원치 않아…극도로 조심스러워"

"북미, 양쪽 모두 합의 원해…무산시 화염과 분노 우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김대중, 빌리 브란트, 넬슨 만델라 화해, 연대 그리고 평화의 정치'를 주제로 한 2019 민족화해 국제심포지엄이 열린 1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19.09.10.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김대중, 빌리 브란트, 넬슨 만델라 화해, 연대 그리고 평화의 정치'를 주제로 한 2019 민족화해 국제심포지엄이 열린 1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19.09.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특보를 맡고 있는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가 올해 안에 북미 간 유의미한 합의가 체결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문 특보는 23일(현지시간) 공개된 미 언론 복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북한이 연말까지 어떤 종류든 일을 진전시킬 만한 합의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가'라는 질문에 "70% 이상"이라고 답했다. 인터뷰 시점은 지난주다.

그는 이어 "합의는 유의미할 것"이라며 "중요하지 않은 무언가에 대한 그냥 형식적 합의가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합의가 '영변 플러스알파(+α)'가 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렇다"고도 답했다.

문 특보는 "그리고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 동결 외에도 핵활동의 완전한 동결을 제시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의 영변 핵시설 해체 및 핵개발 동결을 골자로 한 연내 북미 합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는 매우 실현 가능한 제안들"이라며 "하지만 모든 것은 미국이 어떤 종류의 대응방안을 내놓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발언, 북한 핵동결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 중요성도 강조했다.

구체적인 미국의 상응조치로는 제재완화를 꼽았다. 문 특보는 '제재 부분완화'를 상응조치로 묻는 질문에 "맞다"며 "북한은 개성, 금강산관광 프로젝트에 관해 남한과의 협력을 재개해도 될 만한 충분한 부분적 제재완화를 원한다"고 했다.

그는 아울러 "미국과 북한 간 외교정상화 회담 및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려는 일종의 움직임과 관련한 어떤 정치적 확약이 될 수도 있다"며 "나는 북한이 이 모든 것을 원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북한의 완전한 핵폐기, 즉 경제적 보상에 앞선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final and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를 다루는 빅딜은 현 시점에선 어렵다는 게 문 특보의 의견이다. 그는 "북한은 당장 '빅딜'을 받아들이진 않을 것"이라며 "어느 정도 타협이 필요하다"고 했다.

문 특보는 아울러 연내 합의체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2017년 또는 더 나쁜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17년은 북한과 미국이 서로 '불바다', '화염과 분노'를 거론하며 극강 대치하던 시기다.

문 특보는 '화염과 분노의 시대를 의미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슬프게도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최악의 상황은 북한에 대한 미국의 군사공격"이라며 "그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아울러 합의체결이 없을 경우 북한의 활동에 대해선 "장거리미사일 실험을 다시 할 수도 있고, 7차 핵실험을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문 특보는 이어 "그 지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단호한 종류의 행동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우리는 2년 전 우리가 처했던, '코피 작전(제한적 정밀타격)'과 '전쟁의 위협'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북미 간 합의체결 가능성에 재차 낙관론을 제시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합의를 원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어떤 합의를 원한다"고 지적했다. 양측 모두 일정 수준의 합의 체결이 필요한 정치적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문 특보는 "두 정상은 합의 도출에 전념하고 있다. 하지만 물론 (양측의) 제안이 상호 수용 가능해야 한다"며 "그들은 각각의 어젠다를 미세하게 조율하는 조정기를 거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김 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체결) 기회를 놓치거나 내년에 (북미관계) 진로를 바꾸게 되면 미국과 완전히 다른 관계를 맺게 되리란 것을 안다"고 발언, 북한도 상당한 합의도출 의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같은 맥락에서 "북한은 연말이 되기 전에 어떤 종류의 합의를 하길 원할 것"이라며 "북한은 틀림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돼 계속 진전을 이루길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 국면에서 북한의 태도와 관련해선 "북한은 극도로 조심스럽다"며 "또 다른 하노이를 원치 않는다"고 평했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노딜 종료'와 같은 상황 재현을 원치 않는다는 의미다.

문 특보는 아울러 "만약 연말까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합의가 없다면, 김 위원장은 북한 인민들에게 새로이 나아갈 길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같은 맥락에서 "두 정상은 최소한 '작은 단계'의 진전이라도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문 특보는 북한이 하노이 회담에서 제안했던 영변 핵시설 폐기와 관련해선 "영변은 틀림없이 북한의 가장 중요한 핵시설"이라며 "(영변 핵시설 폐기는) 스몰딜이 아니다. 미국이 그 제안을 거절했더라도 그건 빅딜"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완전히,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영구적으로 해체할 의사가 있다면 미국은 제재해제 등 상응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해당 견해에 대해 "나는 정부를 대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복스는 문 특보의 일련의 발언들과 관련해 "그는 정부를 대변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의 견해는 틀림없이 한국 최고위층의 일부 생각을 대변한다"며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같은 관점을 공유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뉴욕 인터콘티넨탈 뉴욕 바클레이 호텔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2019.09.24. photo1006@newsis.com

【뉴욕=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뉴욕 인터콘티넨탈 뉴욕 바클레이 호텔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2019.09.24.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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