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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ERA 1위 깜짝 선물, 사이영상 관계없이 성공적"(종합)

등록 2019.09.29 11: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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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그롬, 사이영상 받을만하다" 예우

"건강에 더 신경쓴 한 해…30경기 목표에 근접"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LA 다저스 류현진이 28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1회 투구하고 있다. 류현진은 7이닝 5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팀의 2-0 승리를 이끌며 시즌 14승째를 챙겼다.류현진은 평균자책점을 2.32로 낮춰 평균자책 부문 1위를 달성했으며 5회 타석에서는 결승타를 뽑아내기도 했다. 2019.09.29.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LA 다저스 류현진이 28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1회 투구하고 있다. 류현진은 7이닝 5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팀의 2-0 승리를 이끌며  시즌 14승째를 챙겼다.류현진은 평균자책점을 2.32로 낮춰  평균자책 부문 1위를 달성했으며 5회 타석에서는 결승타를 뽑아내기도 했다. 2019.09.29.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메이저리그(MLB)에서 아시아 출신 투수로는 최초로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른 류현진(32·LA 다저스)이 스스로 올 시즌을 성공한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 시즌 14승째(5패)를 따냈다.

시즌 평균자책점을 2.41에서 2.32로 끌어내린 류현진은 2.43으로 시즌을 마치며 자신을 턱밑까지 추격했던 디그롬을 제치고 이 부문 1위를 확정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출신 투수가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따낸 것을 류현진이 최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경기 후 류현진은 "올 시즌 평균자책점보다 건강에 더 신경을 썼다. 30경기에 선발 등판하고 싶었는데, 29번 나섰다"며 "올 시즌 목표로 하는 기록은 없었는데 평균자책점 1위는 깜짝 선물"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이영상 수상 여부와 관계없이 올해는 성공적인 해였다. 나의 노력을 입증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류현진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경쟁자로 꼽히는 제이콥 디그롬(31·뉴욕 메츠)에 대한 예우도 잊지 않았다.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의 빌 플렁킷 기자는 경기 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나는 올해 사이영상 투표권을 갖고 있다. 류현진에게 누구를 투표해야 하냐고 물었는데 디그롬에게 투표해도 좋다고 답했다"며 류현진의 멘트를 소개했다.

질문을 받은 류현진은 "매우 어려운 질문이다. 올 시즌 좋은 투수들이 많았다"면서도 "디그롬이 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류현진은 "내가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따냈다. 하지만 모든 기록을 고려할 때 디그롬은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로 대단한 시즌을 보냈다"며 "특히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탈삼진도 많이 잡았다. 이 두 가지 기록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에게 꼭 투표하라는 것은 아니고, 일종의 제안이다. 투표권은 당신의 손에 있다. 내가 나 자신에게 투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류현진을 지원사격했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이 전반기만큼 좋은 투구를 했다.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다"며 "감독이라면 누구나 편향적이게 된다. 다른 투수들을 깎아내리고 싶지는 않다. 다만 상대방을 생각했을 때 류현진은 쿠어스 필드에서 두 차례 등판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디그롬을 의식해 말한 것이다. '투수들의 무덤'인 쿠어스 필드에서 류현진은 두 차례 선발 등판했다. 6월29일에는 4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으나 8월1일에는 6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반면 디그롬은 올 시즌 한 번도 등판하지 않았다.

로버츠 감독은 "기록을 더욱 깊게 살펴보면 류현진이 사이영상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포수 러셀 마틴도 "우리가 봐오던 류현진의 모습 그대로였다. 제구력이 뛰어났다. 제구력이 좋을 때 류현진은 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이다"며 "그의 기록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류현진이 사이영상을 받기를 바란다.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힘을 실었다.

'악몽의 8월'을 보낸 류현진은 이달 15일 뉴욕 메츠전 7이닝 무실점, 23일 콜로라도전 7이닝 3실점에 이어 시즌 마지막 등판까지 호투를 이어가 시즌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내면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의 강력한 후보로 거론된 류현진은 그와 뜨거운 경쟁을 펼친 디그롬의 활약을 인정했다.

류현진과 디그롬은 지난 15일 선발 맞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사이영상 경쟁자의 '정면 대결'로 관심을 모았는데 둘 다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현지 언론들은 "거장들의 투구"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지난해 사이영상 수상자인 디그롬은 4월 한 달 동안 4경기에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6.30으로 부진했으나 5월부터 제 모습을 찾았고, 9월에는 5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29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자랑했다.

디그롬은 11승 8패 평균자책점 2.43의 성적으로 올 시즌을 마무리했다.

승수는 류현진이 디그롬보다 3승 많다. 평균자책점에서도 류현진이 디그롬을 제쳤다.

류현진(29경기)보다 3경기 많은 32경기에 등판한 디그롬은 204이닝을 소화해 182⅔이닝을 던진 류현진에 앞섰다. 디그롬은 탈삼진 255개를 잡아 내셔널리그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163개인 류현진과 격차가 크다.

현지에서는 디그롬이 사이영상에 더 근접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8월 부진을 털고 평균자책점 1위 자리를 굳게 지킨 류현진도 다시 선두 주자로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의 표심이 어느 곳을 향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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