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대통령, 폭력 시위에 굴복 지하철 요금 인상 계획 철회
【산티아고=AP/뉴시스】19일(이하 현지시간) 비상사태가 선포된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장갑차를 탄 칠레 군인들이 시내를 순찰하고 있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전날 발생한, 지하철 요금 인상에 항의하는 학생들의 시위가 폭력 사태로 확산하면서 산티아고 지하철 운행이 마비되자 치안 유지를 위해 산티아고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에 치안 유지를 요청했다.18일 고등학생들이 지하철 요금 인상에 항의해 지하철역에 몰려들어 요금을 내지 않고 시설물 등을 훼손시킨 것으로 시작한 시위가 밤이 되자 방화 등 산티아고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156명의 경찰과 민간인 11명이 부상했고 300명이 넘는 시위대원이 체포됐다. 2019.10.20.
피녜라 대통령은 앞서 폭력 시위로 수도 산티아고의 지하철 운행이 마비되자 치안 유지를 위해 산티아고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인들에 시내 순찰을 요청했지만 하루도 채 안 돼 시위대의 요구에 굴복한 것이다.
그러나 요금 인상 철회에도 불구하고 시위와 폭동이 중단될 것인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칠레에서는 최근 지하철 요금뿐만 아니라 전기와 수도 요금, 약품 가격 등이 일제히 올랐다. 게다가 지하철 요금 인상은 철회됐지만 비상사태 선포로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통행금지령이 내려져 있다.
18일 폭력 시위로 수십곳의 지차철역들이 불에 타거나 파괴됐고 언제 복구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이에 따라 21일 산티아고 시민들의 출근과 등교길에 어려움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비상사태 선포로 수도 산티아고에는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의 17년에 걸친 군사독재가 종료된 1990년 이후 29년만에 처음으로 무장군인들이 시내를 순찰하는 모습이 재연됐다.
【산티아고=AP/뉴시스】18일(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의 한 지하철역에서 학생들이 회전식 개찰구를 막고 지하철과 버스 요금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는 중에 칠레 경찰이 주변에서 대응하고 있다. 2019.10.19.
피녜라 대통령은 "국민들의 의견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며 지하철 요금을 1.12달러에서 1.16달러로 인상하는 계획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지하철 요금 인상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항의 시위는 지난 14일 시작됐지만 18일 폭력 사태로 번져 78곳의 지하철역 시스템이 파괴되고 산티아고의 6개 지하철 노선 운행이 모두 중단됐다. 폭력 시위로 156명의 경찰과 민간인 11명이 부상했으며 300명이 넘는 시위대원이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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