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사태 선포된 칠레 산티아고에 29년만에 군인 무장순찰
피노체트 군사독재 악몽에 저항 커 상황 악화 초래 가능성
【산티아고(칠레)=AP/뉴시스】비상사태가 선포된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19일 군인들이 한 시위자를 체포하고 있다. 18일 지하철 요금 인상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항의 시위가 폭동으로 변하며 지하철 운행이 마비되자 칠레는 산티아고에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군사독재 이후 29년만에 군인들이 치안 유지를 위해 시내 순찰에 나섰다. 2019.10.20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이날 하루 전 발생한, 지하철 요금 인상에 항의하는 학생들의 시위가 폭력 사태로 확산되면서 산티아고 지하철 운행이 마비되자 치안 유지를 위해 수도 산티아고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에 치안 유지를 요청했다.
시위대는 18일 지하철역 여러 곳에 방화하는 등 수십 곳의 지하철역을 파손했다. 산티아고의 일부 고층 건물들도 불에 탔다. 156명의 경찰과 민간인 11명이 부상했고 300명이 넘는 시위대원이 체포됐다.
피녜라 대통령은 "폭력을 휘두른 사람들은 자신들의 행동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는 19일에도 계속됐지만 시위대 규모는 전날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최루가스를 발사했다. 산티아고 외 다른 도시들에서도 냄비를 두들기거나 경적을 울려대는 시위가 벌어졌지만 폭력 사태로 번지지는 않았다.
칠레 정부는 최근 유가 상승에 따라 지하철 요금을 1.12달러에서 1.16달러(1370원)로 인상했다.
【산티아고(칠레)=AP/뉴시스】지하철 요금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로 파괴된 칠레 수도 산티아고의 한 지하철역을 19일 경찰들이 지키고 있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이 이날 수도 산티아고에 비상사태를 선포함에 따라 무장 군인들이 치안 유지를 위해 시내 순찰에 나섰다. 이는 1990년 군사 독재 종식 이후 처음으로 칠레에서는 군사독재의 악몽에 대한 저항이 거세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019.10.20
17년에 걸친 군사독재 시절 수천명의 좌파 반체제 인사들이 살해된 칠레에서는 군인들의 시내 순찰에 대한 저항이 크다. 리치먼드 대학의 제니 프리블 교수는 "피녜라 대통령의 군인 배치 결정이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파 정부가 민주적 절차에 따라 사회적 분쟁을 해결하려 하기보다 군에 의존한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비상사태 선포로 집회와 이동의 자유도 제한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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