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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장기전 대비 정면돌파…'경제-핵 병진 노선' 실질적 회귀"(종합)

등록 2020.01.01 18:3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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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보전략연, 北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 평가

"병진노선 회귀 정치적 부담에 공식 선언 안 한 것"

"대화 여지 남겼지만 몸값 올려 핵 군축 협상할 것"

"통미봉남 확정보단 대남정책 조정 가능성 열어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북한, 핵보유국 전략 취해"

"남북관계 새판 짜기 필요…美에만 의존해선 안 돼"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 관한 보도문과 함께 30여장의 사진과 함께 1일 인터넷판에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2020.01.0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 관한 보도문과 함께 30여장의 사진과 함께 1일 인터넷판에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2020.01.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 결과와 관련, "실질적으로는 전략무기 개발 지속을 통한 경제-핵 병진노선으로 회귀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일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은 지난해 12월28~31일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7기 5차 전원회의 결과 분석 자료에서 이같이 밝혔다.

전략연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원회의 결과 보고에서 "병진의 길을 걸을 때나 경제건설 총력집중 투쟁을 벌이는 지금이나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며 전략무기 개발 의지를 피력한 것을 그 근거로 들었다.

전략연은 그러면서 "병진노선 회귀를 공식 선언하지 않은 것은 2년 만에 전략노선을 재수정하는 데 대한 정치적 부담감 및 대외적 파장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략연은 전원회의 전체 기조와 관련, "정면돌파전의 기본 전선을 경제전선으로 규정하고 제재에 대응한 경제적 내구력 강화를 강조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이 언급한 '간고하고도 장구한 투쟁 결심'에 비춰볼 때 "단기적 대응보다는 장기적 대응 기조를 예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략연은 북한이 미국의 정책 변화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대미 강압전략에 기반해 "새로운 전략무기 과시를 통해 정책변화를 능동적으로 압박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 관한 보도문과 함께 30여장의 사진과 함께 1일 인터넷판에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2020.01.0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 관한 보도문과 함께 30여장의 사진과 함께 1일 인터넷판에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2020.01.01.  [email protected]

앞서 김 위원장은 이날 보고에서 '충격적 실제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곧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북미협상의 실마리는 남아있는 것으로 관측했다. 김 위원장이 "억제력 강화의 폭과 심도는 미국의 향후 입장에 따라 상향조정될 것"이라며 대화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아서다.

전략연은 '상향조정'이라는 표현이 조선중앙통신 영문 보도에는 '적절히 조정(properly coordinate)'으로 수위를 낮춰 표기된 점도 대미 협상 여지를 남긴 대목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북한이 비핵화 선제조치에 화답은커녕 한미연합훈련을 실시하고 남측에 전쟁무기를 반입한 미국과의 약속에 매이지 않겠다고 밝혀 "핵 불포기 가능성을 완곡하게 시사했다"는 해석도 내놨다.

전략연은 "향후 미국의 입장 변화에 따라 전략도발 및 대미협상 가능성을 모두 열어뒀지만 몸값을 올린 상황에서 비핵화 협상보다는 핵군축 협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뉴시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9일 새벽 평양인근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미사일 발사 현장을 찾아 참관했다고 밝혔다. 2017.11.30.(출처=조선중앙TV)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9일 새벽 평양인근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미사일 발사 현장을 찾아 참관했다고 밝혔다. 2017.11.30.(출처=조선중앙TV)  [email protected]

아울러 정면돌파를 위한 정치외교, 군사적 대응에서 '외교전선 강화'를 가장 먼저 언급한 것은 중·러 연대전략 강화를 의미하며, 이는 대미 도발을 억제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남 메시지가 전무한 데 대해서는 "남북관계를 현 정세의 주요 변수로 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통미봉남 기조 확정보다는 향후 대미·대중관계 변화에 따라 대남정책 조정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도 이번 전원회의를 설명하는 핵심어로 '장기전을 대비한 정면돌파'를 꼽았다.

연구소는 김 위원장이 전원회의 보고에서 군사분야 성과를 앞세운 점에 주목하면서 "안보적 우려 해소와 군권 장악을 확고히 하는 차원이면서 대외적 위협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대외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또 "북한이 언급한 새로운 전략무기는 지난 12월 동창리 엔진시험장에서 실시한 엔진 시험과 연관된 무기일 가능성이 높다"며 고체엔진 ICBM, 다탄두 ICBM, 전략미사일 탑재 신형잠수함 도발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측했다.

【판문점=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판문점 자유의 집 앞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9.06.30. pak7130@newsis.com

【판문점=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판문점 자유의 집 앞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9.06.30. [email protected]

북미협상의 여지는 남겨뒀지만 낙관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이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가 철회되고,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체제가 구축될 때까지 국가안전을 위한 전략무기 개발을 중단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북한이 핵보유국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연구소는 '미국의 입장에 따라 억제력 강화 정도가 상향조정될 것'이라는 김 위원장의 언급에 대해 "말 그대로 미국이 제재나 적대시정책을 유지하거나 더 강화하면 핵무력의 질량적 강화의 속도가 더 빨라질 수도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정면돌파전 수단으로 언급한 '외교전선 강화'는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국제 연대나 다자협상 틀 전환으로 예상했다.

남북관계를 거론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북한이 2020년엔 경제발전 등 내부 문제 해결에 노력을 집중하겠다는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미관계와 상관없이 남북관계의 긍정적인 진행은 어렵다고 내다봤다.

연구소는 "북미관계에 연동돼 있고 자율적이지 못한 남북관계가 아닌 새로운 남북관계 새판 짜기가 필요할 때"라며 "미국에만 의존해서 문제를 풀 것이 아니고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한 접근, 해결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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