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한정우 "우공이산 믿음, 춘추관장 업무 통해 보여주고파"

등록 2020.02.06 17:46:2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대변인 꿈 향한 심정 에둘러 표현…"차곡차곡 밟아 이 자리에"

"30·40대 청년, 특출한 경우 아니면 단계별 과정 경험할 것"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청와대 춘추관장에 임명 예정된 한정우 청와대 대변인실 부대변인이 6일 오후 청와대 브리핑 룸에서 윤도한 소통수석의 브리핑때 안경을 만지고 있다. 2020.02.06.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청와대 춘추관장에 임명 예정된 한정우 청와대 대변인실 부대변인이 6일 오후 청와대 브리핑 룸에서 윤도한 소통수석의 브리핑때 안경을 만지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태규 홍지은 기자 = 한정우 신임 춘추관장은 6일 "제가 믿는 마음은 우직한 사람이 산을 움직인다는 생각"이라며 "그 생각이 틀림없다는 것을 제가 하는 일을 통해서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 관장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 마련된 신임 관장 임명 소회의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공이산(愚公移山·우직하게 한 우물을 파는 사람이 큰 성과를 거둠)'이라는 사자성어에 빗대 대변인 승진의 뜻을 이루지 못한 심정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관장은 신임 대변인으로 승진 임명될 것이라는 청와대 안팎의 관측과 다른 결과를 받아들였다. 부대변인에서 대변인으로 단계를 밟아간 고민정 전 대변인의 길을 걸으려 했지만 중앙일보 출신의 강민석 대변인 임명으로 뜻을 이루지 못하게 됐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이러한 개인적 아쉬움을 감추고 묵묵히 춘추관장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해 궁극적으로는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만료 전에 대변인의 뜻을 이루고 싶다는 간절함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관장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으로 정치권과 연을 맺었다. 과거 문 대통령의 새정치민주연합(現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시절 상근부대변인을 거쳐, 2017년 대선 당시 공식선거 캠프의 모태가 된 '광흥창 팀'의 핵심 멤버로 활동했다.

문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공로로 정부 출범과 함께 국정홍보·홍보기획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지난해 1월 부대변인으로 한 차례 자리를 옮겨 대변인의 꿈을 키워왔다.

한 관장은 고 전 대변인이 청와대를 떠나며 후임자로 추천하면서 검증 과정에서 강민석 대변인과 경합을 벌여왔다. 하지만 청와대 내부 관점과는 시선이 다른 언론인을 선호하는 문 대통령의 '대변인 관'에 따라 고배를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청와대 내부에서 길들여진 사람들 간의 한목소리가 아니라 전혀 새로운 비판 언론의 관점을 제공받는 것이 좋겠다"며 바람직한 대변인에 대한 견해를 밝힌 바 있다.

한 관장은 "오늘로 연단에 마지막으로 서게 된 것 같다"는 말로 운을 뗀 뒤, "앞으로는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새로 임명되는 기회를 통해서 제 개인적인 생각을 조금 말씀드리고 싶다"고 소회를 풀어나갔다.

한 관장은 "저는 제 경력 동안에 한번도 어떤 단계를 뛰어넘거나, 어떤 자리에 불쑥 발탁됐던 적은 없다. 제가 일하는 과정 하나하나를 평가 받고, 그 과정을 통해서 한 단계 한 단계 차곡차곡 (밟아) 지금까지 왔던 것 같다"며 "그 결과로서 이 자리에 왔다고 저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 개인의 이야기만은 아닐 것 같다. 제가 70년대생인데, 40대와 그 외에 30대 청년, 20대 모두 일반적인 분들이라면 대략 그런 과정을 겪으리라고 생각한다"며 "아주 특출한 분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분들은 그럴 것이라 생각하고, 여기 있는 기자분들도 그런 과정을 거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는 것이 자신만의 얘기가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청년들이 겪는 과정이라는 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 관장은 끝으로 "제가 속해 있는 세대에도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 그래서 위로는 어르신과 밑으로는 청년들이 있는 사회의 중추로서 믿음직한 그런 대한민국의 일꾼으로 여러분들에게 평가 받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