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내분 악화일로…윤석열, '갈등봉합' 메시지 내놓나
광주지검장, 대검 회의서 이성윤 '공개 비판'
지난달에는 '상갓집 충돌' 공개 항의 논란도
윤석열, 권역별 검찰청 방문…조직 추스르기
[서울=뉴시스] 신대희 기자 = 지난해 7월31일 광주지검 대회의실에서 문찬석 광주지검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19.07.31. [email protected]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대검찰청은 제21대 4·15 총선 관련 전국 18개청 지검장 및 59개청 선거담당 부장검사 등이 참석한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문찬석(59·사법연수원 24기) 광주지검장은 이성윤(58·23기) 서울중앙지검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발언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검장이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기소 과정에서 윤석열(60·23기) 검찰총장의 지시에도 기소를 결재·승인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문 지검장은 '총장의 지시를 거부한 게 맞는가. 설명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사실상 이 지검장을 저격하는 질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검장은 이에 대해 특별한 답변은 내놓지 않았다고 한다.
문 지검장은 윤 총장 인사청문회 준비추진단 단장을 맡은 바 있고, 이 지검장은 친정부 인사로 꼽히는 인물이다. 따라서 전날 공개석상에서 나온 비판 발언은 단순히 수사 과정의 원론적인 문제를 지적한 것만은 아니라는 게 일각의 시선이다.
이와 관련해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총장이 선거를 앞두고 준비를 잘 해 가자는 게 회의의 주제"라며 "그런 주제와 무관하게 어떤 의도로 그런 질문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유감스럽다"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대비 전국 지검장 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2020.02.10. [email protected]
양 전 연구관은 심 부장이 간부회의 등에서 조 전 장관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에 대해 무혐의 처분 의견을 낸 것을 문제 삼았다. 일반 조문객들도 다수 있는 상갓집에서 검찰 내부 갈등이 여과 없이 드러난 셈이다. 이후 양 전 연구관이 심 부장에 사과했고, 심 부장도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검찰 내 갈등 구도가 계속해서 수면 위로 떠 오르는 것을 두고 윤 총장의 조직 운용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검찰총장으로서 갈등 상황을 봉합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 등이 방법으로 거론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내부 불만, 갈등이 계속 드러나고 있는 만큼 검찰총장이 모든 검사들에게 하나의 메시지를 전하는 게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켜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이번 주부터 부산고검·부산지검을 시작으로 전국 권역별 일선 검찰청을 격려 방문할 예정이다. 윤 총장은 이같은 방문 과정에서 일선 검사들의 이야기를 듣고, 수사나 운영 등 조직과 관련한 조언을 건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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