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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탓 배송지연 속출…쿠팡, 협력사에 '벌점' 논란

등록 2020.03.09 16:4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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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업체 "배송 지연, 불가항력인데 경고 줘"

"로켓배송 방침에 우리도 따라오라는 건가"

쇼핑몰 창업자 카페에도 쿠팡 정책 불만 다수

다른 오픈마켓은 코로나19 감안해 벌점 안줘

쿠팡 측 "고객과 약속 지키려다 발생한 일"

[서울=뉴시스]쿠팡이 코로나19 사태로 택배 배송이 지연된 가공식품 판매업체 A사에 보낸 벌점 부과 메일 내용. 2020.3.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쿠팡이 코로나19 사태로 택배 배송이 지연된 가공식품 판매업체 A사에 보낸 벌점 부과 메일 내용. 2020.3.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외출 자제 분위기 속에서 택배 물량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 온라인 쇼핑몰 쿠팡이 배송이 늦는다는 이유로 협력업체들에게 벌점을 주고 있어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택배 물량이 명절 수준으로 늘어난데다, 택배 지연 문제가 협력업체 탓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책임을 묻고 있다는 게 협력업체들 불만이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을 통해 가공식품을 판매하는 중소업체 A사는 최근 쿠팡 측으로부터 "고객에게 약속한 배송일정을 준수하지 못해 판매자 점수 상태가 '주의' 단계로 이동됐다. 다수의 배송지연이 쿠팡의 고객 경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내용의 안내 메일을 받았다.

지난달 중 일주일 간 A사의 정시 배송율이 91.9%를 기록해 쿠팡 자체 기준인 99%에 미달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쿠팡 측은 "지속적인 목표미달은 '경고' 단계 이동 및 판매자격 정지조치 될 수 있다"는 언급도 덧붙였다.

A사 관계자는 "(물량 과부하로 택배가 지연되는 일은) 명절에나 있었는데,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물량이 추석과 비슷해져서 계속 배송 지연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판매자 입장에선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은 택배사를 썼는데도 (정시 배송 못 하는 건) 불가항력이다. 그런데도 도착이 늦었으니 점수를 깎는다는 것"이라며 "쿠팡 매출이 큰 업체들은 점수가 팍팍 깎일 것"이라고 토로했다. A사의 경우 쿠팡을 통한 매출이 전체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또 "쿠팡 판매자 센터에 문의를 했더니, 그런 건 택배사한테 얘기하라고 했다"면서 "쿠팡이 로켓배송 방침을 가지고 있으니 판매자들도 노력을 하라는 생각인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쿠팡은 판매자와 소비자를 단순 중개해 주는 기존 오픈마켓 방식과 함께, 상품을 직매입해 익일배송하는 방식인 '로켓배송'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로켓배송 시스템과 관련 없이 개별적으로 배송을 해야 하는 협력업체들에게도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하지 않고 로켓배송과 같은 빠른 배송을 요구한다는 게 A사 측 주장이다.

A사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쿠팡 협력업체 측도 제품 절반 정도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배송 지연 벌점을 받아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 쇼핑몰 창업자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에서는 쿠팡의 배송 정책과 관련, "물량 증가로 배송이 지연되는 걸 판매자가 왜 불이익을 받느냐"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게시글이 이달에만 수건 올라온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탓 배송지연 속출…쿠팡, 협력사에 '벌점' 논란

다른 온라인 쇼핑몰들의 경우, 쿠팡과 달리 대체로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쿠팡의 경쟁업체인 오픈마켓 B사 측은 "요즘 마스크 같은 경우 전체 물량이 부족하다보니 배송 취소, 지연 등 다양한 경우가 있는데 계속 파트너들(협력업체)한테 (재고파악·배송 등 관련) 권고를 하고 있다"면서 "요청은 하지만 벌점을 주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네이버 오픈마켓 서비스 스토어팜의 경우도 협력업체들이 택배배송 지연 벌점 관련 불만 제기를 하면,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협력업체들의 벌점을 없애주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 측은 협력업체들의 불만과 관련해 "고객들이 판매자 사정에 따라 일방적으로 배송조건이 변경되는 일 없이, 구매 당시 약속 받은대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다 보니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쿠팡은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 하루 주문량이 평소에 비해 100만 건 이상 늘어나는 등 특수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에선 쿠팡이 올해 1~2월 온라인 주문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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