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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전수검사냐, 美입국자 검사냐…"우선순위 늘 고민"

등록 2020.03.25 17: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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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유입+고위험군 확진 차단 '두마리 토끼'

대구냐, 미국발 입국자냐…"우선순위 늘 고민"

"하루 진단물량 2만 건…검사 역량 보며 추진"

"대구 지역 '고위험군' 대량 감염 및 사망 우려"

"신천지 교인 검사 끝나…고위험군 검사 필요"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2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 회의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20.03.24.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2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 회의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20.03.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성진 김재환 기자 = 대구 지역 고위험군에 대한 전수검사와 미국발 입국자 검사를 두고 방역당국이 고심이다. 검사물량은 한정된 상황에서 대구 지역 고위험군 확진 차단과 해외 유입 차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5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검사의 우선순위와 관련, "저희도 늘 하는 고민"이라면서 "제한된 자원과 인력"을 고민의 이유로 꼽았다.

이어 "여기에는 검사도 있지만, 검체 채취를 하는 인력에 대한 자원도 한정이 돼 있기 때문에 어디를 우선순위로 해서 검사를 진행할지에 대해서는 매일 매일 상황에 따라서 달라진다"며 "고정되게 진행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적인 우선순위를 가지고 접근한다"고 했다.

앞서 방역당국과 대구시는 대구 지역 사회복지시설 및 요양병원 394곳, 3만3610명으로 대상으로 전수 진단검사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가 확인된 3만2990명 중 224명(0.7%)이 양성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정신병원 종사자에 대한 전수조사도 진행했다. 이날 오후 2시10분 기준으로 약 99.8%에 대한 진단검사가 완료됐으며, 검사 결과가 확인된 81명은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대구 사회복지시설과 요양병원 등의 전수 검사에서 확진률이 1%가 안되고, 정신병원 종사자 전수조사도 음성으로 나오는 만큼 미국발 입국자에 대한 검사에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환자 100명 중 51명(51%)이 해외 유입 관련 확진자다. 51명 중 유럽이 29명, 미주가 18명(미국13명), 중국 외 아시아가 4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부는 오는 27일 0시부터 하루 평균 2500명에 달하는 미국발 입국자에 대해 검역을 강화하면서, 전수 검사를 하는 유럽발 입국자와 달리 유증상자에 대해서만 진단검사를 할 계획이다.
[인천공항=뉴시스]홍효식 기자 = 정부가 코로나19 관련 유럽발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한 가운데 23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 발 여객기를 타고 입국한 승객들이 격리시설로 이동하는 버스를 탑승하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2020.03.23. yesphoto@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홍효식 기자 = 정부가 코로나19 관련 유럽발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한 가운데 23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 발 여객기를 타고 입국한 승객들이 격리시설로 이동하는 버스를 탑승하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2020.03.23. [email protected]

향후 추이에 따라 미국발 입국자도 전수 검사로 확대할 수 있지만, 아직 유럽발 입국자만큼 확진 비율이 높지 않다는 판단이다. 국내 진단 검사 역량 역시 유증상자로 범위를 좁히게 된 이유다.

정부는 유럽발 입국자에 대해서도 전수 진단검사 및 전원 14일 시설격리를 추진했으나, 검사 물량이 몰려 매끄럽지 못한 운영 등이 지적되면서 내국인 무증상자는 자가 격리하고 관할 보건소에서 입국 후 3일 내에 검사하도록 했다.

다만 방역당국은 미국발 입국자 등 해외 유입 위험이 커졌지만, 대구에서 꾸준히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만큼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전수 진단검사도 미루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 본부장은 "대구 지역은 신천지 교인으로 인한 2차, 3차 전파로 지역사회 감염 위험성이 높다"며 "요양병원, 정신병원은 굉장히 밀폐되고 밀접한 생활을 하기 때문에 1~2명의 감염자가 들어가도 40~50% 감염률을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기저질환자이고 고령의 어르신이기 때문에, 1명이라도 양성자가 있을 경우에는 대량 감염과 사망으로까지 이어지는 굉장한 고위험군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대구시 입장에서는 신천지 교인에 대한 조사가 끝나면서 고위험군들에 대한 전수검사의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대구지역 전수조사에서) 정신병원 종사자는 (확진자가) 발견이 되지는 않았다"며 "이 시점부터 더 이상의 추가 유입이 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기관 단위의 안전관리를 하는 것이 이후에 집단발병, 대규모 사망을 줄이는 데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다른 지역은 지역사회 감염률이 높지 않기 때문에 대구처럼 전수조사를 하거나 그럴 부분들은 필요성을 상대적으로 따져봐야 된다"며 "대구와 일부 경북 지역의 고위험 지역에 필요한 조치"라고 했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환자와 직원 등 70여 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 서구 비산동 한사랑요양병원에서 19일 오전 방호복을 착용한 119 구급대원들이 코로나19 환자를 대구의료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2020.03.19.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환자와 직원 등 70여 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 서구 비산동 한사랑요양병원에서 19일 오전 방호복을 착용한 119 구급대원들이 코로나19 환자를 대구의료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방역 당국은 검사 역량을 전반적으로 살펴가면서 단계적으로 진단검사를 확대하는 계획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도 현재 검사 역량에서 적절히 분배하면 검사를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 본부장은 "95개 정도의 검사기관이 검사를 하고, 대규모의 수탁검사기관은 대부분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하기 때문에 최대한 작동하면 2만 건 이상 검사를 할 수 있는 역량은 있다"면서, 다만 "오류나 검사의 질 관리가 될 수 있는 적정선의 검사 물량이 약 2만 건 정도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그 정도의 선에서 검사물량이 초과되지 않도록, 검사에 상대적인 우선순위를 정하고 있다"며 "장비가 늘어나거나 검사실에 검사 인력이 늘어나면 검사를 할 수 있는 물량 자체는 더 증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검체 채취를 하는 것은 의료진이기 때문에, 이들이 어느 정도 지역별 편차가 있을 수 있다"며 "어제, 오늘부터 (유럽발 입국자 등) 자가격리자에 대한 검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그러한 역량들을 살펴보고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계획을 추진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검사 자체가 지역마다, 병원마다, 검사기관마다 여력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여건을 보고 결정해야 한다"며 "지역별 환자 발생 수에 따라, 또 고위험군이나 확진 확률이 높은 사람들을 우선순위를 정해서 해야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공항의 경우, 입국자 수를 감당할 수 있느냐가 문제가 될 것"이라며 "검역소에서 전부 감당하지 못하면 지자체에서 하면 되고 역량을 나누면 된다. 유럽에서 오는 사람도 내국인 무증상자는 일부 선별진료소로 돌렸다. 한쪽 기관에 너무 검사가 몰리지 않는다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진단검사 수는 35만7896건이다. 이 가운데 33만4481건이 음성으로 판정됐으며 9137건이 양성(확진)으로 나왔다. 1만4278건(4.0%)의 검사가 진행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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