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제보자, 극단적 선택 시도…생명 지장 없어
알 수 없는 알약 다량 복용해
텔레그램서 극단 선택 암시해
"자극 보도하려고 저를 악용"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지난 25일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탄 차량이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와 검찰 유치장으로 향하자 시민들이 조주빈의 강력처벌을 촉구하며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2020.03.25. [email protected]
3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30분께 A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고 한다는 내용의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A씨는 그동안 다수 매체에 텔레그램 n번방 관련 제보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소재지를 추적해 A씨가 거주하는 곳으로 출동했으며, 당시 A씨는 알 수 없는 약을 다량 복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일시적인 발열 증상을 보여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텔레그램에 올리자 이를 본 방송작가가 112에 신고를 했다"며 "어떤 약을 복용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A씨는 전날 오후 10시30분께 텔레그램에 "한 방송사가 문제 해결보다 자극적인 보도를 만들어내려고 저를 악용하려고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해당 방송사가) 좋은 취지로 저의 반성하는 태도를 가지고 '본인이 뭐라도 된 것 같냐', '여자친구는 사귀어봤냐', '너 이러는 게 반성하는 것 같냐'라고 폄훼했다"며 "자극적인 보도보다 진실로 문제 해결을 위하는 언론사에만 제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A씨는 같은날 오후 11시20분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죽는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알 수 없는 알약 20여개를 손에 들고 있는 사진을 첨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이 글에서 "(해당 방송사) 때문에 죽는다. 언론이 인간의 존엄성과 인격을 몰라서 세태 비관 및 죄책감으로 죽는다"고 했다.
A씨는 지난해 n번방과 유사한 텔레그램 대화방을 운영하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이후 A씨는 "범행을 반성하고 있다"며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경찰과 언론 등에 제공했다.
※정신적 고통 등 주변에 말하기 어려워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자살예방상담전화(1393), 자살예방핫라인(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