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 '맥줏집 3300만원' 논란…"여러 지출 묶은것" 반박
2018년 한 맥줏집서 3339만원 지출
"3300만원은 140여곳에 지급된 총액"
"기부수입 22억중 9억 피해자에 사용"
"2015년 한·일합의 내용 사전에 몰라"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인권재단 사람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부금 관련 논란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특히 정의연이 지난 2018년 한 맥줏집에서 하루에 약 3300만원을 지출했다는 내역이 알려지면서 기부금 등 사용처를 상세히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12일 국세청 홈페이지에 공시된 정의연의 '2018년 기부금품의 모집 및 지출 명세서'에 따르면 이 단체는 2018년 디오브루잉주식회사에 약 3339만원을 지출했다. 디오브루잉은 서울 청진동과 자양동 등에서 '옥토버훼스트'라는 맥줏집을 운영하는 회사로 알려졌다.
그런데, 정의연이 이곳에 지출한 돈은 이 단체가 2018년 한 해 지출한 기부금 총액(3억1060만원)의 10%에 달하는 액수다. 한 해 사용된 기부금의 10분의 1을 맥줏집에 썼다는 소리가 된다.
정의연은 그러나 이는 사실관계가 다르다는 입장이다.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세청 기준에 따라 지출 항목별 대표지급처를 기재하고 있고, 2018년 모금사업비 총액의 대표지급처를 디오브루잉으로 기재했다"며 "2018년 모금사업비의 지급처는 140여곳에 이르고 3300만원은 140여곳에 지급된 지출 총액"이라고 주장했다.
관련 법에 따르면 기부금 지출 명세서를 작성할때 동일한 목적으로 비용을 지출한 경우엔 이를 한꺼번에 회계처리할 수 있는데, 이 지출이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는 게 정의연 측 설명인 것이다. 문제가 된 3300만원은 디오브루잉 외에도 140여곳에 지출됐고, 쓴 돈이 100만원 미만 소액으로 모두 모금활동을 위한 목적으로 지출됐기 때문에 이를 한번에 회계처리 했다는 취지다.
실제로 공익법인의 '기부금품의 수입 및 지출 명세서' 작성방법을 보면, 연간 100만원이상 개별 지출한 경우에만 별도로 쓴 내역을 따로 적도록 돼 있다. 정의연의 설명과 일치하는 대목이다. 다만, 정의연은 140여곳에 달하는 지출이 모두 모금활동을 위한 목적으로 사용됐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 정의연은 관련보도를 한 한 언론을 향해 "사실관계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고 국세청 공시마저 왜곡하는 신문이라니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정의연은 수요집회 기부금 사용 의혹 관련,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총 일반 기부수입 금액 약 22억1900만원의 41%인 9억1100여만원을 피해자(할머니들) 지원사업에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이용수 할머니가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일본을 상대로 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손해배상 청구 소송 첫 변론기일을 마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19.11.13. [email protected]
이 할머니는 또 "2015년 (한국과 일본의 합의에 따라) 10억엔이 일본에서 들어올 때도 위안부 피해자들은 몰랐고, 내가 알았으면 돌려보냈을 것"이라며 "(윤미향 전 대표는) 국회의원은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태가 촉발된 배경에 있는 이용수 할머니의 서운함, 가족같이 지내셨던 할머니가 표현한 서운함, 같이 했던 윤미향 전 대표가 떠났을 때 본인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 지 모르겠다는 불안감 등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할머니께 원치 않는 마음의 상처를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한 뒤 고개 숙여 인사했다.
아울러, 정의연이 국세청에 공시한 기부금 사용 내역 중 '피해자 지원사업' 항목의 수혜 인원이 99명과 999명 등으로 기재돼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인력이 부족해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경희 정의연 사무총장은 "데이터가 깔끔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사과를 드린다"며 "부족한 인력으로 일을 진행하면서 내부적인 어려움이 있어 편의적으로 '금액' 등 부분에만 중요성을 두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느슨했다"고 말했다.
정의연은 기부금 사용 의혹 이외에도 2015년 한·일 합의 당시 정의연 전 대표인 윤미향 21대 총선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인이 관련 사실을 인지했는지, 일본 정부가 화해치유재단을 통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전달하려고 했던 기금을 윤 당선인이 못 받게 했는지 등에 대한 해명을 내놨다.
이상희 정의연 이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2015년 한·일 합의 과정에서 할머니들을 일일이 만나보며 의견을 확인했고, 할머니들이 기부금을 수령해도 문제는 계속 제기할 수 있다는 정도로 설명을 드렸다"며 "할머니들에게 기금 수령을 못하게 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윤 당선인도 전날 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정의연이 한·일 합의 당시 내용을 사전에 인지하고 할머니들에게 전달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외교부 당국자들은 굴욕적이었던 2015년 합의를 이끌어냈던 당사자들"이라며 "그들은 굉장히 심각한 책임을 우리 국민과 역사 앞에 지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윤 당선인은 "한·일 합의 진행 과정에서 한·일 국장급 협의가 계속 진행됐는데 정의연이 먼저 확인하려고 할 때마다 외교부는 '아무런 진전이 없다'는 식으로 말했다"며 "소녀상 철거와 불가역적 해결 등 국민들이 충격을 금할 수 없었던 사항들도 철저하게 기밀이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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