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연구팀, 광합성하는 태양전지용 초분자체 발견

빛에너지를 화학에너지로 바꾸는 4분자체 발견

포스텍 김기문 교수팀 성과

사진은 포스텍 김기문 교수.

[포항=뉴시스] 강진구 기자 = 포스텍(총장 김무환)은 김기문 교수(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장) 연구팀이 광합성을 모방해 빛을 양분으로 만드는 태양전지용 초분자체를 발견했다고 2일 밝혔다.

포피린 박스(포피린은 헤모글로빈의 금속을 제거한 화합물을 말하며 포피린 박스는 빈 마름모육팔면체(Rhombicuboctahedron) 모양의 나노 물질로 6개의 사각형 분자와 8개의 삼각형 분자의 자기조립현상을 통해 합성할 수 있다)라는 유기 상자 물질을 쌓으면 생기는 공간에 여러 개의 풀러렌(탄소의 동소체로 빈 바구니형 구조를 한 탄소 분자들) 분자를 가둠으로써 태양전지용 초분자체인 포피린-풀러렌 결정체를 합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결정체는 분자 상호작용을 이용해 독특한 광학 성질을 가지는 것으로 연구됐다.

식물의 광합성을 모방한 ‘인공광합성’ 기술은 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태양에너지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식물의 잎에서 광합성을 담당하는 엽록소의 복합체는 여러 개의 분자가 독특한 배열 구조를 이루고 이들의 상호작용이 발생해 높은 효율로 빛 에너지를 화학 에너지로 변환시켜주는 특징을 보인다.

식물체의 광합성 작용을 담당하는 물질로서 빛에 반응해 전자를 내어주는 포피린(Porphyrin)과 전자를 수용하는 능력이 뛰어난 풀러렌(Fullerene)의 조합을 이용한 소재 개발은 오래전부터 진행돼 왔지만, 고체 결정형 물질로는 효과적으로 빛 에너지를 화학 에너지로 변환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자연의 광합성에서 영감을 받아 여러 개의 분자를 한 공간 안에 가두고 이들의 상호작용을 이끌어내 빛 에너지 전환 효율이 높은 소재를 합성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약 3.6 나노미터(nm)에 해당하는 박스 형태의 분자인 포피린 박스가 서로 쌓이면 빈 공간이 발생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포항=뉴시스] 강진구 기자 = 포스텍(총장 김무환)은 김기문 교수(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장) 연구팀이 광합성을 모방해 빛을 양분으로 만드는 태양전지용 초분자체를 발견했다고 2일 밝혔다.사진은 포피린 박스-풀러렌 결정체 개념도.(사진=포스텍 제공) 2020.07.02.  [email protected]

이 빈 공간에 4개의 풀러렌 분자를 정사각형 모양으로 배치하고 가두면 효과적으로 전하가 이동하고, 전하 분리 상태가 오랫동안 유지되는 것도 확인했다.

이 포피린-풀러렌 결정체는 기존의 고체 물질에 비해 전하 분리 상태 반감기가 약 100배 가량 길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화학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온라인판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 연구는 카이스트 백무현 교수·박지용 박사와 독일 프리드리히 알렉산더 에를랑겐-뉘른베르크대 딕 굴디(Dirk Guldi) 교수·빙제 왕(Bingzhe Wang) 박사, 일본 교토대 슈 세키(Shu Seki) 교수·삼랏 고시(Samrat Ghosh) 박사가 함께 참여했다.

 한국과 일본, 독일 세 나라의 연구진이 인류의 에너지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물질을 개발하고 특성을 평가하기 위해 합심해 이룬 업적으로 평가되고 있다.이 연구는 기초과학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공동 주저자인 유시준 박사와 김영훈 박사는 “포피린 박스가 갖는 다공성을 이용해 내부에 손님 분자를 넣어 포피린-풀러렌 결정체의 광학 성질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며 “앞으로 이 방법을 이용해 더 많은 수의 풀러렌, 또는 다른 배열 방식을 갖는 풀러렌을 합성할 수 있다면 더 효율적으로 빛 에너지를 포집하고 화학 에너지로 전환 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교신저자인 김기문 교수는 “이번에 합성한 결정체는 태양광 발전 시스템의 기초 소재로서, 작은 빛에도 많은 전기 에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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