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박원순 조문' 불협화음…"메시지 통합 관리 필요"
류호정·장혜영, 박원순 조문 거부에 탈당 사태
"당 내 통합된 메시지 관리 필요" 의견 제기돼
심상정도 필요성 언급…"장례 뒤 입장 밝힐 것"
"조문도, 피해인 보호도 우리 입장…탈당 소규모"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상무위원회에 참석해 현안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7.13. [email protected]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상무위원회의에서 이같은 의견에 공감을 표하며 대책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당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정의당은 이번 사안에서 조문을 포함해 고인에 애도를 표한다, 피해 호소인에 대한 인권은 존중돼야 한다는 두 가지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두 가지가 양립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당 지도부와 개별 의원들의) 메시지가 다르다고 전달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결국 당 차원에서 메시지가 통합적으로 관리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정의당이 고인을 추모하는 동시에 피해 호소인을 보호해야한다는 두 가지 입장을 취하는 것이 일반 국민과 당원이 보기에 보편적인 시각 범주에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지도부와 개별 의원들의 입장이 다른 것처럼 비춰지면서 탈당 논란이 촉발된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류호정·장혜영 의원은 박 시장이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점을 들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우려해 조문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대표와 배진교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조문을 했다.
이를 두고 정의당 내 일부 당원들은 당원 게시판에 조문 거부를 비난하는 글을 남긴 뒤 탈당하기도 했다. 정의당 페이스북과 당원게시판에는 '지지 철회한다', '크게 실망했다', '사람의 도리부터 지키고 정치하세요'라는 글이 쇄도했다.
정의당은 "이번 탈당은 소규모일 뿐 진통 과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의당 사무실에서 열린 기본소득당 예방 자리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2020.06.17. [email protected]
김종철 선임대변인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당 차원에서는 조문과 그 다음에 피해 호소인을 보호하는 두 가지 조치를 다 취하자, 이것이 공식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부 당원의 탈당과 관련해서는 "탈당하시는 분이 있다. 실제로 있고, 저희가 볼 때는 그렇게 많은 분들은 아니다"라며 "또 다른 측면에서 이제 좀 '고맙다'고 표현하시는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저희로선 좀 진통과정, 질서 있는 토론과 서로 인식을 맞춰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공개적으로 조문 거부 의사를 밝혔던 류호정 의원은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제가 마치 박 시장님을 모욕했다는 식으로 잘못 알고 있는 분들이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 저도 인권 변호사로서, 시민운동가로서, 서울시장으로서 박 시장을 존경했다"며 "다른 쪽으로 상처 받으신 분들이 있다면 사과드리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입당도 같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탈당 규모에 대해선 "저도 사실 아직 확실한 수치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 당 지도부가 이번 탈당 사태에 대해 사과 성명서를 발표해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기재부로부터 제대로 된 추경안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항의하고 있다. 2020.06.29. [email protected]
박 시장의 빈소 조문을 다녀왔다고 밝힌 이 혁신위원은 "우리 당의 일부 인사들이 상 중에 지켜야 할 기본적인 도의를 지키지 않고 무례한 발언을 했다. 진보의 가치가 무엇과 무엇을 대립시키는 것인지 묻고싶다. 당원들은 바로 이 부분에서 실망하고 계신 것"이라며 "당 지도부는 왜 아무말도 없이 가만히 있는 것인가. 당장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이 사태를 책임있게 수습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는 이와 관련된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하지 않았다.
심 대표는 상무위원회가 끝난 뒤 이번 탈당 사태와 박 시장의 장례방식 등에 대한 당 입장을 묻는 질문에 "장례가 끝난 다음에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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