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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전국 단위 항체조사 어떤 결과?…"1차와 비슷하거나 약간 높거나"

등록 2020.09.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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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4일 발표…1차 미포함 대구·대전·세종 포함

전문가들 "0.1%보다 적을 수도…표본 따라 1%도"

1차 조사 3055건 중 1건 발견…항체양성률 0.03%

8월 이후 수도권 대유행 반영X…추후 조사에 반영

표본 대표성 문제 또 불거질 듯…표본 수·시기 등

중화항체 검사 병행…"항체양성률 낮을 가능성도"

[탕에랑=AP/뉴시스]지난 5월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탕에랑의 차량 탑승 검사소에서 의료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항체 검사를 위해 한 여성의 혈액 표본을 채취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만1587명, 사망자는 864명으로 집계됐다. 2020.05.04.

[탕에랑=AP/뉴시스]지난 5월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탕에랑의 차량 탑승 검사소에서 의료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항체 검사를 위해 한 여성의 혈액 표본을 채취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만1587명, 사망자는 864명으로 집계됐다. 2020.05.04.

[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오는 1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항체가(價) 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어떤 결과가 나올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차 조사 때와 달리 사실상 전국 단위의 항체양성률이 처음 발표되는 만큼 지역 내 '조용한 전파'를 일으키는 무증상 감염자를 얼마나 찾아낼 수 있느냐에 기대가 모아진다.

단 전문가들 사이에선 현재 유행이 발생하고 있는 수도권이 제외돼 있어서 항체양성률이 낮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표본 수의 부족으로 이번 조사 역시 표본의 대표성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12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방대본은 오는 14일 오후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진행한 2차 항체가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투하면 이 바이러스와 싸우는 항체가 형성된다. 검사 결과 코로나19 항체가 발견됐다면 바이러스가 침투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확진자였다는 의미가 된다.

코로나19의 항체검사가 중요한 건 다른 질병과 달리 코로나19 자체가 갖는 특징 때문이다.

질병 감염자는 스스로가 증상을 느끼거나 또 다른 확진자와의 접촉을 통해 검사 필요성을 느껴 실제로 검사를 받아야 양성으로 판정을 받는다.

단 무증상이 특징 중 하나인 코로나19는 감염이 됐더라도 증상이 없거나 스스로 증상을 느끼지 못할 만큼 경증일 경우 감염을 인지하지 못한다. 이 경우 확진자가 감염을 인지하지 못하면 검사를 받지 않게 돼 감염이 됐음에도 격리 등의 조치없이 지역사회에서 일상 활동을 할 수 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항체 조사를 통해 항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무증상 전파자로 인한 지역 내 조용한 전파의 규모를 확인할 수 있다.

최근 감염경로를 파악할 수 없는 확진자가 1000명 가까이 나오면서 검사를 받지 않은 '조용한 전파자'가 지역사회 내 다수 있을 것이라는게 의학계의 중론이다.

항체검사는 해외에서도 감염의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실시된 바 있다. 신종 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에 따르면 항체 검사를 해보니 양성률이 미국 뉴욕 브루클린 47%, 프랑스 25.9%, 중국 우한 10% 등이었다.

국내에서도 과거에 감염병 감염 규모, 집단면역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해 항체검사를 실시한 바 있다.

지난 2001년 2만3060명의 환자가 나왔던 홍역 대유행 당시에도 홍역 집단면역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해 항체조사가 실시됐다. 당시 진행한 항체조사에서 항체양성률은 91%로 나타났다. 전 국민의 95% 이상이 홍역바이러스 항체를 보유했을 때 집단면역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95%보다 낮아 홍역 대유행이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2차 코로나19 항체검사는 지난 1차 조사에서 제외됐던 대구, 세종, 대전 지역 주민들의 혈청도 포함돼 전국 규모의 항체양성률을 처음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앞서 방대본은 올해 4월21일부터 6월19일까지 실시한 국민건강영양조사 과정에서 남은 혈청 1555건, 지난 5월 서울 서남권 내원 환자로부터 수집한 검체 1500건 등 3055건을 대상으로 1차 항체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서남권 검체 1건에서만 양성 반응이 나타나 항체 형성률은 0.03%에 그쳤다.

하지만 1차 조사는 국내 누적 확진자의 60%가 나온 대구 지역을 비롯해 대전, 세종 지역 주민들의 혈청이 포함되지 않아 대표성에 한계가 있었다.

2차 항체조사는 지난 6월10일부터 지난달 13일까지 진행된 2차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수집한 검체 중 잔여 혈청 1440건의 항체값과 중화항체를 검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서울=뉴시스]중앙방역대책본부는 3055건의 일반인 검체 대상 코로나19 항체가 조사를 실시한 결과 1건만 양성이었다고 지난 7월9일 밝혔다. 다만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대구·경북 지역의 검체가 포함돼있지 않아 이번 조사 결과로 전국 전체의 감염 규모를 추계하기에는 제한적이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중앙방역대책본부는 3055건의 일반인 검체 대상 코로나19 항체가 조사를 실시한 결과 1건만 양성이었다고 지난 7월9일 밝혔다. 다만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대구·경북 지역의 검체가 포함돼있지 않아 이번 조사 결과로 전국 전체의 감염 규모를 추계하기에는 제한적이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그러나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번 항체조사로도 실제 확진자 규모를 파악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항체양성률은 0.1%보다 낮거나, 상황에 따라 1% 선까지도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샘플의 대표성이 매우 중요하다. 수집된 검체가 어떻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0.1%는 넘지 않을까 생각한다. 1~2%가 나오면 합리적이라고 생각해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탁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8월 수도권 대유행이 일어나기 전 확보한 검체들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양성으로 나오거나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0.1% 밑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방대본도 이번 2차 항체검사가 지난 8월 이후 수도권 대유행 상황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8월 이후 항체 보유 변동은 3차 또는 추후 조사에 반영될 예정이다.

다만, 이번 항체조사도 표본의 대표성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1440건에 불과한 적은 표본으로 전체 감염 규모를 파악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한민국 전체 인구 5178만여명 가운데 지난 11일 오전 0시까지 방역당국에 신고된 누적 확진자 수는 2만1743명으로, 전체 인구 가운데 0.038%만 확진됐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유병률이 낮은 질병일수록 환자 규모를 더 자세히 파악하려면 표본 집단의 수가 많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장 두 달(6월10일~8월13일)에 달하는 긴 검체 수집 기간도 걸리는 부분이다. 대규모 지역사회 발생 이후 어느 시점이 지난 상황에서 검체를 수집하면 항체를 확인할 수 있지만, 한창 유행이 진행될 때나 그 이전에 검체를 수집했다면 실제 감염 규모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광주 지역의 경우 지난 6월 말부터 7월 한 달간 지역사회에 코로나19가 확산했다. 광주 지역 주민의 항체양성률을 알아보려면 감염 이후 최소 2주 이후에 확보한 검체를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광주 지역 주민들의 항체가 생성되기 이전에 검체를 확보했다면, 실제 광주 지역 항체양성률을 확인할 수 없게 된다.

김우주 교수는 "유병률이 낮은 질병일수록 많은 수를 조사해야 한다. 여론조사처럼 성별, 지역별, 연령별 분포대로 조사할수록 오차범위가 줄어들고 신뢰성이 올라간다"면서도 "아마도 예산이나 수고가 많이 들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이를 모두 따져서 조사하기엔 여의치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항체조사와 같이 당시 감염 규모를 파악하려면 적어도 1~2주 사이에 해야 균질한(일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며 "검체마다 시기 차이가 있을 경우 정확한 상황이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뉴시스]코로나19 바이러스 중화 항체 검사 및 항체 검사법에 따른 민감도. (그래픽=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제공) 2020.04.29.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코로나19 바이러스 중화 항체 검사 및 항체 검사법에 따른 민감도. (그래픽=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제공) 2020.04.29. [email protected]

방역당국이 항체의 기준을 중화항체로 잡은 것도 양성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화항체는 체내에 들어온 바이러스, 독소, 효소 등과 결합해 이들의 병원성이나 생물학적 활성을 저해하는 역할을 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단순히 항체 유무를 조사하는 항체조사와 달리 중화항체 검사는 어려운 점이 많다. 혈청에서 뽑아낸 항체가 실제로 바이러스에 저항하는지 등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화항체 검사는 항체조사보다 오래 걸리고, 안전성이 확보된 특수 실험실에서 진행돼야 한다.

항체검사와 중화항체 검사를 병행했다는 점에 비춰 이번 2차 조사 항체양성률이 극히 낮을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김우주 교수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중화항체 검사까지 했다는 건 항체조사로 확인된 양성률이 적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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