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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한달만에 최저, 2.25단계로 완화?…전문가들 "감염 위험 여전"

등록 2020.09.13 12:3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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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오늘 오후 4시30분 수도권 2.5단계 향방 발표

신규 환자 30일만 100명 밑…자영업자 고통도 부담

최근 2주간 수도권 신규 확진자 평균 120명 유지돼

산발적 집단감염도 계속…'감염경로 미확인' 20%대

고위험군 60대 환자도 급증…요양병원 감염도 타격

전문가 "추석·날씨도 고려해야…세부 방역수칙 제시"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연장이냐 완화냐를 두고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0.09.12.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연장이냐 완화냐를 두고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0.09.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현 정성원 기자 =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연장 여부가 결정되는 13일 정부가 거리두기 조치 일부를 완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감염병 전문가들 사이에선 '거리두기 2.25단계'로 하향하더라도 아직 지역사회 곳곳에 감염 위험요소가 남아있어 섣부른 완화는 시기상조라는 반응이 다수다.

전문가들은 위험요소로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 비율이 20%대인 점, 다가오는 추석, 쌀쌀해지는 날씨 등을 꼽았다. 이들은 정부가 거리두기를 완화하더라도 장소별, 직업별 세세한 방역수칙을 반드시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청(질병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의 이날 오전 0시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에 따르면 수도권에서는 60명, 비수도권에서는 39명의 확진자가 늘었다.

이날 국내 지역발생 신규 확진자는 30일만에 두자릿 수로 떨어졌다. 지난 8월15일 자정 기준 155명을 기록한 이후 줄곧 100명 이상을 보였다. 지난달 27일에는 434명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9월3일 자정 188명으로 내려간 후 10일간 100명대를 유지했다.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 중인 수도권의 신규 확진자 수도 지난달 14일 자정 기준 41명을 보인 지 31일만에 최저치로 내려갔다.

정부는 수도권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달 30일부터 거리두기 2.5단계를 시행했다. 이달 6일까지였던 기간도 1주일 연장하고, 이번 주말 전 위험도 등을 평가해 재연장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추가 연장을 하자니 영세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피해가 만만찮다. 영업을 제한하거나 금지한 실내체육시설, 학원, PC방 등 업주들과 이익단체들이 정부의 제한 조치가 과도하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내놓기 시작했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대구형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기한이 이달 20일까지 연장된 가운데 10일 오후 대구 시내 한 편의점 출입문에 마스크 미착용 및 턱스크 (마스크를 턱에 걸쳐 쓰는 것) 출입금지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0.09.10.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대구형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기한이 이달 20일까지 연장된 가운데 10일 오후 대구 시내 한 편의점 출입문에 마스크 미착용 및 턱스크 (마스크를 턱에 걸쳐 쓰는 것) 출입금지 안내문이 붙어 있다. [email protected]

그렇다고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 이하로 내리자니 코로나19 확산 지표가 안정화됐다고 보기에는 섣부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31일 자정부터 이날까지 최근 14일간의 수도권 지역 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신규 확진자 수는 평균 120.4명을 나타내고 있다.

추이도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한다. 8월31일 183명에서 9월2일 187명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지난 7일 78명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8일 98명, 9일 100명으로 다시 오르더니, 10일 98명, 11일 116명, 12일 86명, 13일 60명으로 등락이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집단감염도 방역당국의 부담을 더한다. 전날인 12일 기준 23.4%로, 20%를 여전히 웃돌고 있는 감염경로 미확인 확진자도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완화하기 어려운 요소다.

경기도에서는 이날 국내 발생 27명 가운데 이천시 노인주간보호센터 관련 4명, 온라인 산악카페모임 관련 2명이 추가 확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도 3명 파악됐다.

여기에 최근 3일간 신규 환자 10명 중 4명이 60대 이상 고위험군에 해당하고 병원과 요양시설 등 감염에 취약한 시설에서 집단감염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과 인천 계양구 새봄요양병원 등에서도 환자가 늘고 있다. 2주간 확진 환자 중 병원 및 요양병원 등에서 발생한 환자는 7일 0시까지 46명에서 11일 0시 기준 81명으로 나흘 만에 1.8배 가까이 증가했다.

[인천=뉴시스] 이종철 기자 = PC방 업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고위험시설 지정 및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인한 영업중단이 계속되자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이르렀다며 10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인천시청 앞에서 영업중단 해제 및 실질적인 보상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2020.09.10.  jc4321@newsis.com

[인천=뉴시스] 이종철 기자 = PC방 업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고위험시설 지정 및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인한 영업중단이 계속되자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이르렀다며 10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인천시청 앞에서 영업중단 해제 및 실질적인 보상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2020.09.10. [email protected]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 거리두기 단계를 완화할 경우 자칫 감염 규모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에서도 현행 2.5단계보다 단계를 낮출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2와 4분의 1 정도로 내릴 것"이라며 "문제는 감염경로 불명 사례가 20%대를 유지하고 있고, 2.5단계로 2주를 했는데 내용적으로는 통제가 잘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물론 일부 영업을 제한했던 음식점, 커피전문점 영업을 다시 푼다고 해서 경제가 회복된다는 보장도 없다"며 "결국 경제 때문에 단계를 내리면 환자가 늘어나고, 또 단계를 올려서 경제가 악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천은미 이화여자대학교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거리두기 단계 상향으로 모임이 자제됐고, 대중들 사이에선 아파트, 근로자, 택시 내 감염 사례로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퍼져 있어서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도 "이전 감염을 통한 N차 감염이 이어지고 있고, 지역사회 감염도 계속 나오는 등 아직 위험요소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특히 추석과 쌀쌀해지는 날씨 변수는 거리두기 단계 조절 시 중점적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천 교수는 "무증상·경증 환자가 많은 젊은층이 추석에 부모님을 만나러 가면 고령층에게 감염을 옮길 수 있어 우려된다"며 "정부가 이동제한 명령을 내리지는 않겠지만,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고향에 내려가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여름철 거리두기 2단계와 가을철 거리두기 2단계는 다르다. 날씨라는 변수가 여름에는 이점이 되지만, 날씨가 추워지면 오히려 제한점이 될 수 있다"며 "여름에는 온도와 습도가 높아 바이러스 생존기간이 짧고, 실외 활동이 많지만, 겨울에는 실내로 많이 들어오고, 환기도 이전보다 덜 하기 때문에 바이러스 생존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고 염려했다.

거리두기 단계를 완화하더라도 장소별, 직업별 세부 방역수칙을 정부가 분명하게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천 교수는 "PC방, 커피전문점, 음식점 등의 운영 제한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시행하더라도 방역수칙 강화는 필수"라며 "시설별, 직업별로 방역 상황이 모두 다른 만큼 정말 세세한 방역수칙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점검하고 마련해서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마우스와 키보드 등을 함께 사용하는 PC방에선 손을 깨끗히 씻거나 사용 시 일회용 장갑 착용, 사용 이후 철저한 소독 등의 세세한 수칙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음식점, 커피전문점 등에선 상대방과 얼굴을 마주보고 대화하는 상황이 많기 때문에 가급적 1인용 식탁만 사용하고, 거리를 최소한 1m 이상 띄우는 등의 규칙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날 오후 3시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고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연장 또는 조정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결과는 이날 오후 4시30분 보건복지부 장관인 박능후 중대본 1차장이 직접 발표한다.

거리두기 평가엔 최근 2주간 재생산지수, 감염경로 불명 확진자 비율, 방역망 내 관리 비율을 고려한다. 정부는 동시에 자영업자들의 부담감과 확산을 막는 효과성을 고려한 '제3의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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