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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韓과 백신 공급 논의"…靑·정부, 입장차 논란 반박(종합2보)

등록 2020.12.30 20: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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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보도자료서 "논의를 확인", "제안된 합의"

"4000만회분 공급 논의…내년 2분기 유통 시작될것"

입장차 논란 일자 청와대 "의례적 표현…양식 문제"

[덴버=AP/뉴시스] 23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 있는 로즈 메디컬 센터에서 촬영한 모더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사진. 2020.12.30.

[덴버=AP/뉴시스] 23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 있는 로즈 메디컬 센터에서 촬영한 모더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사진. 2020.12.30.

[서울·세종=뉴시스] 남빛나라 임재희 기자 =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한국에 2000만명 접종 분량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내년 2분기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모더나 입장이 청와대에 비해 유보적이라고 지적하자 청와대와 정부는 반박했다.

29일(현지시간) 모더나는 보도자료를 통해 "모더나는 한국에 4000만회 분량의 코로나19 백신을 가능성 있게 공급하는 안에 대해 한국 정부와 논의했다고 확인한다(confirmed that the Company is engaged in discussions with the government of South Korea to potentially provide 40 million or more doses of the Moderna COVID-19 Vaccine)"고 밝혔다.

모더나는 "가능한 한 빨리 대중에게 백신을 보급하려는 한국 정부의 목표를 지원하기 위해" 이런 논의를 했다고 덧붙였다. 모더나 백신은 2번 맞아야 하기 때문에 4000만회분은 2000만명에게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이다.

이어 "제안된 합의 조건에 따라(Under the terms of the proposed agreement) 배포는 내년 2분기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한국 정부와 모더나의 공식 발표에 미묘한 입장 차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앞서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스테파네 반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와 영상 통화를 하고 기존에 협상 중이던 1000만명분에 1000만명분을 더한 2000만명분 공급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실무진 협의 과정에서 하반기로 논의가 이뤄지던 국내 도입 시기도 상반기인 2분기로 앞당기는 데에도 합의했다고 했다.

반면 모더나 보도자료에 담긴 "논의를 확인", "제안된 합의 조건" 등의 표현이 청와대보다 덜 확정적인 어조로 읽힌다. 모더나는 보도자료 말미에 "본 보도자료에는 1995년 증권소송개혁법(PSLRA)에 규정된 미래예측진술(forward looking statements)이 포함돼있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어떤 경우 미래예측진술은 "할 수 있다", "기대하다", "예상하다", "의도하다", "추정하다", "계획하다", "믿다" 등의 용어로 표현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도자료의 미래예측진술은 약속도 보증도 아니기 때문에(neither promises nor guarantees) 이러한 진술에 지나치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그러나 이 같은 문구가 이례적인 건 아니다. 미래예측진술은 언급된 내용과 다른 결과가 나올 경우에 대비해 기업의 책임 부담을 피하려는 장치로, 기업의 보도자료에 흔히 등장한다.

모더나는 한국뿐 아니라 공급 계약을 체결한 미국(8월24일), 유럽의회(8월28일), 일본(10월26일), 카타르(11월17일), 싱가포르(12월14일) 등 공급 관련 보도자료에도 같은 주의사항 문구를 넣었다.

모더나는 이같은 문구를 넣는 이유로 회사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 여러 요인과 불확실성 및 이제까지 메신저 리보핵산(mRNA) 기술을 활용한 상용 제품이 없다는 점 등을 들었다. 즉, 백신 개발이 불확실한 시점에서 불확실성을 표현하기 위해 넣는 관용구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30일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미국 보도자료에서 의례적으로 붙이는 표현"이라며 "내용을 부인하는 게 아니라 양식에 들어간 글자이다. (그걸 가지고) 부인하는 내용으로 받아들이는 건 비상식적"이라고 설명했다.

질병청도 이날 오후 "미국 모더나의 공식 입장이 백신 공급에 합의했다는 청와대 설명과 온도 차가 있다는 기사는 사실과 다르다"며 "미국 모더나사의 '백신 공급을 약속하거나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보도자료 문구는 보도 주의사항(Forward Looking Statements) 중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불확실성을 표현하는 관용구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의회, 일본 등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나라 관련 모든 보도자료에 공통으로 포함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백신 확보와 관련하여 국민을 속이거나 기만한 적이 없으며 최대한 투명하고 신속하게 관련 사항을 알려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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