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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73주년] '해원·상생' 소망, 대학가 ‘기억나무’에도 열렸다

등록 2021.04.02 08: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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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접고 굿즈 만들고…제주4·3 세대전승 나선 대학생들

4·3추모 분향소 넘어 인스타 추모 인증·온라인 평화거리 방문

20개 대학 4·3주간 운영…색다른 방법으로 4·3 추모·알리기

현경준 제주대 총학생회장 “일상 속 스며들어 공감대 형성”

[제주=뉴시스]제주도내 4개 대학 학생들이 지난달 27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 행방불명인표석에 조화를 꽂고 있다. (사진=제주4·3평화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뉴시스]제주도내 4개 대학 학생들이 지난달 27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 행방불명인표석에 조화를 꽂고 있다. (사진=제주4·3평화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뉴시스] 강경태 기자 = “제주4·3은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과제가 남아있는 역사입니다. 때문에 다음 세대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4·3이 멈춰있는 역사가 되지 않으려면 세대전승이 필요합니다.”

지난 2월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4·3특별법) 전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며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노력이 결실을 보기 위해서는 4·3의 미래 세대에 ‘화해와 상생’이라는 4·3 정신이 뿌리내리도록 세대전승도 함께 이뤄져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제73주년 4·3추념식을 앞두고 최근 전국 대학가에서는 4·3주간을 갖고 추모 물결이 일고 있다. 4·3을 겪지 않았지만, 4·3의 정신을 잇고 역사를 기억하고자 젊은 세대가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전국 대학에 4·3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는 현경준(26) 제주대학교 총학생회장을 만났다.

[제주=뉴시스]강경태 기자 = 현경준 제주대학교 총학생회장이 학생회관 앞에 마련된 제주4·3 추모 분향소 앞에서 4·3 세대전승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ktk2807@newsis.com

[제주=뉴시스]강경태 기자 = 현경준 제주대학교 총학생회장이 학생회관 앞에 마련된 제주4·3 추모 분향소 앞에서 4·3 세대전승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4·3특별법 개정과 함께 4·3에 대한 또 다른 과제로 미래세대와의 공감대 형성이 제기됐다. 4·3을 직·간접적으로 겪은 세대와 달리 경험하지 못한 20~30대에서 4·3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부족한 점이 지적됐다.

4·3의 과제를 진상규명과 희생자·유족 명예회복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20~30대에 대한 4·3교육이 미흡했던 탓이다. 교과서 속 4·3의 이름은 시간이 흐르며 바뀌었고, 더욱이 시험에도 출제되지 않자 학생들의 관심이 줄어들었다. 수업 과제로 4·3을 접하며 ‘제주의 아픔’ 또는 ‘기억해야 할 역사’라고 인식할 뿐이었다.

현경준 총학생회장은 “현재 초·중·고등학생과 달리 우리 세대는 중·고등학교 시절 4·3을 깊게 공부한 적이 없는 세대인 것 같다”면서 “주변 친구들을 살펴보면 4·3을 어려운 역사라고 생각해서 쉽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역사가 어렵지 않고 바르게 전달될 수 있도록 4·3의 대중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주=뉴시스]제주대학교 학생회관에 마련된 제주4·3 기억나무 모습.

[제주=뉴시스]제주대학교 학생회관에 마련된 제주4·3 기억나무 모습.

제주대학교 학생회관 앞 광장에는 올해도 4·3 영령을 추모하는 분향소가 마련됐다. 1986년 4월 도내에서 처음으로 제주대 내 분향소를 설치한 이후 그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대뿐만 아니라 제주한라대와 제주관광대 등 도내 대학에도 분향소와 함께 4·3진상규명운동사 사진전이 마련됐다.

기존의 추모 방식이 아닌 인스타그램으로 분향소별 추모 사진 공유와 4·3알리기 릴레이를 하고 있다. 기억나무(제주대)나 추모의 거리(제주한라대)를 마련해 학내 추모 메시지 달기 챌린지가 진행 중이다.

대자보를 통해 4·3 퀴즈 이벤트, 4·3동백꽃 페이퍼 플라워 포토존, 추모 동백꽃 접기 등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또 4·3 창작시·굿즈 공모전, 4·3 독서 토론 및 영화 비평 스터디 등이 함께 진행되고 있다.

[제주=뉴시스]제주대학교 사범대학 현관에 마련된 제주4·3 자보와 동백 포토존.

[제주=뉴시스]제주대학교 사범대학 현관에 마련된 제주4·3 자보와 동백 포토존.

한국교원대, 순천대, 한국전통문화대, 전북대, 한국교통대, 군산대, 경북대, 목포대, 한밭대, 부산대 등 전국국공립대학연합 10개 대학과 서울교대, 광주교대, 전주교대, 부산교대, 춘천교대, 경인교대, 공주교대 등 전국교육대학연합 7개 대학 등도 분향소를 마련해 4·3추모에 동참하고 있다.

현 회장은 “4·3특별법이 개정되기 전까지 어려웠던 원인은 전 국민적인 공감대 형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공감하는 역사가 되기 위해서는 하나의 문화처럼 접근하고, 다른 한 편으로는 치밀한 연구와 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근본적으로 자연스럽게 우리 세대에 스며들 수 있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아픔을 경험하지 않았지만, 아픔을 보고 같이 슬퍼할 수 있는 것은 감정이 있기 때문이다”라며 “공감하면 경험하지 않은 세대라도 4·3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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