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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만에 다시 취임식 연 오세훈…"10년 세월, 서울 맡기 위해 준비·훈련"

등록 2021.04.22 11:5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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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거리두기로 주요 내빈만 참석…온라인 생중계

'청년서울' 강조…吳 "청년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만들 것"

"10년 야인 생활하며 많은 것 배워…성폭력 피해자 사과는 당연"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서울시장 온라인 취임식에 참석해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21.04.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서울시장 온라인 취임식에 참석해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21.04.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하종민 기자 = "10년의 세월이면 짧지 않다. 많은 일을 했다. 오늘 이렇게 다시 서울시를 맡기 위해 준비하고 훈련하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지난 2006년 오세훈 서울시장의 첫 취임식은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했다. 당시 각계각층의 시민대표, 협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취임식이 열렸다.

그로부터 약 15여 년이 지난 2021년 오 시장의 취임식은 그가 2008년 '디자인 서울'을 강조하며 착공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했다. 취임식에는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로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이동진 자치구청장협의회 회장 등만 참석했지만 오 시장은 취임식 내내 밝은 표정이었다.

오 시장은 "유튜브 생중계로 많은 분들이 함께 하고 있다. 특히 많은 어려움 감수하면서, 반대를 무릅쓰고 정말 힘들게 마련한 이 공간에서 여러분과 만나 감개무량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날 취임식은 DDP에서 오전 10시부터 진행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로 주요 내빈을 제외하고는 참석이 제한됐다. 다만 일반 시민들을 위해 서울시 유튜브, 교통방송(TBS)을 통해 온라인 생중계됐다.

취임식에 참석한 내빈들도 이날 만큼은 갈등·반목보다는 화합·양보·협치를 강조했다.

김인오 서울시의회 의장은 축사를 통해 "유례없이 엄중한 상황으로 시장님의 심적 부담감이 참 크겠지만 그 부담감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고 싶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을 축하하며 짐이 무겁지만 그 짐을 함께 짊어지겠다"고 말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도 "어려운 시기에 시장을 맡아주셔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하다. 두 기관(서울시·서울시교육청)은 서로 역할이 다르지만 시민의 눈물과 땀을 닦아주는 책무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같다"고 밝혔다. 이동진 자치구청장협의회장은 "모든 선거가 그렇듯 지난 선거도 불가피하게 정치적 공방의 시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1000만 시민을 위한 협치의 시간이다. 시민을 위한 길이라면 저를 포함한 25개 구청장들도 모두 적극적으로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서울시장 온라인 취임식에 참석해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2021.04.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서울시장 온라인 취임식에 참석해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2021.04.22. [email protected]

오 시장은 짧은 취임 선서 이후 준비한 취임사를 읽어 내려갔다. 미리 준비한 원고였지만 평소 자신의 생각을 말하듯 분명하고 또렷하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특히 그동안 중점을 두고 추진했던 코로나19 방역, 주택정책, 1인 가구 외 2030 청년들을 위한 '청년서울'에 방점을 찍었다.

오 시장은 "선거 과정에서 많은 서울의 2030 청년 세대들을 만났다. 취업, 주거, 교육과 관련한 현실적인 어려움도 직접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일자리가 줄어 10%를 상회하는 청년 실업률에 바늘구멍 같은 취업의 관문을 뚫어도 평균 아파트 전세 가격이 6억원을 넘는 서울에서 청년들이 희망을 가지기는 더욱 힘들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서울이 상생과 공정을 바탕으로 2030세대를 위한 정책 마련에 앞장서겠다. 공정한 기회로 정당한 보답을 받을 수 있는 서울, 청년들이 인생을 설계하며 기회와 일자리를 얻는 서울, 안정적인 일상생활을 하며 행복한 문화생활이 가능한 서울, 청년들이 이 모든 희망을 가질 수 있고 그 희망을 갖는 것이 당연한 '청년서울'을 만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취임사 후 이어진 시민들과의 소통 시간에서는 지난 10년간 야인으로 지내온 시간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 오 시장은 과거 생각에 잠긴 듯한 얼굴로 지난 10년의 세월을 풀어냈다.

그는 "영국에서는 8개월간 머무르며 긴축재정에 따른 복지 제도 정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중국 상해에서는 6개월간 머무르며 중국의 발전상과 문화를 들여다봤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배운 통합·화합의 정치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르완다에서는 투치족과 후치족 간 인종 대학살(제노사이드)이 발생했다. 이후 소수 민족 출신의 대통령이 임명됐지만 다수 민족에게 보복하지 않고 통합의 정치를 펼쳤다. 이를 통해 통합·화합의 정치를 배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서울시장 온라인 취임식에 참석해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2021.04.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서울시장 온라인 취임식에 참석해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2021.04.22. [email protected]

그는 "페루 리마에서도 6개월간 머물렀다. 귀국 이후에는 기술경영전문대학원에서 강의를 하며 2030세대와 많은 토론을 했다. 이를 통해 북핵 이후 한반도, 저출생 고령화 시대의 대한민국, 4차산업 이후 일자리·복지·교육 정책 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그렇게 미래를 준비하며 10년을 지냈다. 이제부터 하나하나 서울시정에 접목해 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에는 못내 아쉬운 표정으로 "10년 동안 했던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 간다. 오늘은 이 정도로만 말하겠다"고 말을 줄였다.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피해자에게 사과한 것과 관련해서는 "당연한 사과다. 서울시 책임자가 시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 시민·국민에게 사과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라며 강한 어조로 말했다.

그는 "피해자를 만나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업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것이 제 책무라고 생각했다. 그 약속은 지켜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대한민국이 한 단계 성숙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달하며 취임식을 마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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