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조사단 "이용구, 증거인멸 교사 혐의 인정" 檢송치
택시기사도 증거인멸 혐의…참작사유 부기
이용구 '블랙박스 지워달라' 요구 의혹 관련
시민단체 검찰 고발→경찰, 이첩받아 수사
이용구는 혐의 부인…원본 아니란 점 강조
[과천=뉴시스]이영환 기자 =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이 사표가 수리되기 전인 지난 1일 오전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로 출근을 하고 있다. 2021.06.01. [email protected]
서울경찰청 진상조사단은 9일 오전 서울경찰청에서 '이 전 차관 택시기사 폭행 사건 진상조사 결과' 브리핑을 열고 "이 전 차관은 증거인멸교사 혐의가 인정돼 송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진상조사단 관계자는 또 "택시기사 A씨는 증거인멸 혐의가 인정돼 송치를 결정했다"면서도 "(A씨는) 폭행 사건의 피해자고 가해자의 요청에 따른 행위였던 점 등을 참작 사유로 부기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경찰은 지난 2월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이 전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관련 증거인멸 의혹 고발 사건을 이첩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이 차관은 지난해 11월 합의를 위해 자신이 폭행한 택시기사를 만난 자리에서 '블랙박스 영상을 지워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한 것이 알려졌고, 한 시민단체가 이 차관을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경찰청은 사건무마 의혹 등에 대한 진상조사를 담당하는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가 이 부분을 함께 들여다보도록 했다.
이후 수사팀은 증거인멸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택시기사와 이 전 차관 사이 통화내역를 분석하고, 휴대전화 포렌식을 진행했다고 한다. 지난 4월15일에는 택시기사 역시 증거인멸 혐의로 입건했고, 지난달 이 전 차관을 직접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그리고 이 전 차관과 택시기사 모두 증거인멸교사 및 증거인멸 교사 혐의가 적용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 전 차관은 혐의를 부인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3일 낸 입장문에서 ▲삭제를 요청한 블랙박스 영상은 택시기사가 카카오톡으로 보낸 영상이지 원본 영상이 아니며 ▲진술 내용과 관련해 이야기가 있었지만, 택시기사 A씨는 실제 있었던 대로 운전석에서 멱살을 잡혔다고 진술했다며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부인했다.
한편 경찰은 이번 수사에 앞서 이 전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을 규명하기 위해 ▲택시 블랙박스 ▲타코메타 기록 ▲현장 주변 CCTV ▲서초경찰서 형사과 CCTV ▲서초경찰서 작성 내사기록 등을 분석했다고 전했다.
그 결과 "사건 발생 장소의 교통상황 및 도로의 특성, 택시의 움직임을 포함한 발생 전후 상황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했다"며 "이 차관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운전자 폭행) 혐의 판단을 위한 충분한 조사 및 증거확보가 이뤄졌으며, 현재 이 부분을 수사 중인 검찰과 자료를 공유하는 등 적극 공조하겠다"고 전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은 이 전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을 다시 수사해달라는 시민단체 고발에 따라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 전 차관은 변호사 시절이던 지난해 11월 초 택시기사 A씨를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신고됐다. 당시 A씨는 목적지에 도착해 술에 취해 잠든 상태였던 이 차관을 깨우자 이 차관이 욕설을 하며 멱살을 잡았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신고를 접수한 서울 서초경찰서는 택시기사가 처벌불원서를 제출했고 단순폭행의 경우 반의사불벌죄인 점 등을 들어 이 전 차관을 입건하지 않고 내사 종결했다.
이후 경찰이 이 전 차관에게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운전자 폭행)을 적용하지 않았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이 전 차관은 지난달 28일 사의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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