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청약 역차별 논란?…신혼 몰아주기에 중장년 '찬밥'
신혼희망타운·신혼특공 합치면 60% 이상 차지
결혼·출산율 높이기…'패닉바잉 막자' 의도도
중장년 "평생 집 없이 살았는데 기회 적어져"
[성남=뉴시스] 홍효식 기자 =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의 입주자 모집공고가 시작된 지난 16일 경기도 성남시 성남복정1지구 공공주택지구 조성공사 구역 인근에 공공분양 및 신혼희망타운 사전청약 안내가 게시되어 있다. 2021.07.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오는 28일부터 3기 신도시와 수도권 공공택지에 대한 1차 사전청약 접수가 시작된다. 이번 사전청약에선 전체 물량의 60% 이상이 신혼부부에게 돌아가는데, 오랫동안 무주택을 유지했던 중장년층에 역차별이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달 사전청약으로 공급하는 4333가구 중 1945가구(44.9%)가 신혼희망타운 물량이다. 여기에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 715가구를 더하면 2660가구, 10집 중 6집 이상이 신혼부부에게 돌아가는 셈이다.
올해 공급되는 3만200가구 중에서도 신혼희망타운이 1만4300가구로 전체의 47%가 넘는다. 공공분양물량 중에서도 신혼특공이 30%를 차지해 절반 이상이 젊은 층에 공급될 예정이다.
이 같은 배정은 청년층의 주거안정을 통해 결혼 및 출산율을 높이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또 3040대가 주택시장에서 패닉바잉에 뛰어들어 집값 불안을 야기하는 것을 잠재우기 위한 시도라고도 볼 수 있다. 신혼부부라면 이번 공급이 내 집 마련의 가능성을 높이는 큰 기회가 될 전망이다.
문제는 공급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특정 계층에 대한 특별공급을 늘릴 경우 역차별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혼인한 지 오래된 중장년층들에겐 신혼부부 물량이 늘어난다는 점이 안타까운 소식이다. 3만200가구 중 신혼희망타운과 특별공급을 뺀 일반공급 물량이 2385가구에 불과하다. 이는 전체의 8%도 안 되는 수준이다.
자세한 공급계획이 발표되기 전부터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3기 신도시 절반이 신혼타운이면 4050대 중년층은 국민도 아니냐", "갓 결혼한 신혼부부에게는 엄청난 물량을 공급하면서 평생을 집 없이 살아온 사람에게는 기다리면 기다릴수록 기회가 점점 멀어진다" 등의 내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3기 신도시 사전청약에서 신혼희망타운의 공급물량이 상대적으로 많아 보이는 것은 아쉽다"며 "인근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된다는 것은 일종의 사회안전망 성격이기에, 신혼부부보다는 '다자녀 무주택 가구'처럼 보다 취약계층들에게 공급되는 물량을 더 배분했으면 한다"고 평가했다.
국토부는 충분한 주택공급으로 신혼부부는 물론 중장년층 등 다양한 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3기신도시 등 공공택지에 일반공급을 비롯해 생애최초·다자녀·노부모 부양 특별공급 등도 있어 중장년층 등에게도 공급이 이뤄질 전망"이라며 "민간분양주택 가점제와 추첨제를 통해 다양한 계층에게 많은 기회가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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