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본전' 이낙연 '아쉬움'... 與 첫 토론 성적표
감정대응 안 한 이재명 '실점 없는 본전치기'
이재명 평정심 못 깬 이낙연 '아쉬운 결과'
이재명·이낙연 모두까기 정세균 '어부지리'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28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 MBN스튜디오에서 열린 본경선 TV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진, 정세균,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후보. 2021.07.28.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1/07/28/NISI20210728_0017736665_web.jpg?rnd=20210729101334)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28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 MBN스튜디오에서 열린 본경선 TV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진, 정세균,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후보. 2021.07.28. photo@newsis.com
경선 후보들은 이번 토론회에서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앞서 예비 경선 토론회에서 '바지 발언' 논란에 휩싸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정제된 화법'을 선보인 이낙연 전 대표에게 추격의 빌미를 제공한 터여서다.
후보들은 정책 공약에 대한 차분하고 구체적인 토론을 하기보다는 상대 후보의 약점을 파고드는 공세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소추안 찬반, 백제 발언(지역주의 조장) 논란 등 당 선거관리위원회의 경고를 받았던 네거티브 소재가 경선 후보들의 입길에 올랐다. 후보들의 치열한 검증 공방 속에서 어떤 후보도 여론의 시선을 잡는 유효 공격을 하지는 못 했다는 평가다.
이 지사는 '바지 발언'을 반면교사로 삼은 듯 감정적인 대응을 반복하지 않았다. 추격자인 이 전 대표를 향해 백제 발언 문제 제기는 흑색선전이라고 일축했고 전남지사 재임 중 공약 이행률 저조, 측근의 옵티머스 연루 의혹 등을 지적하는 등 공격 본능도 다시 드러냈다.
하지만 그는 새로운 사실관계를 제시하거나 팬덤을 만든 '사이다 발언'을 쏟아내지는 못했다. 자신의 대표 브랜드인 기본소득 등에 대한 타 후보의 협공을 받자 방어에 주력했다. 돋보이는 공격도 없었지만 두드러진 실책도 없었다는 점에서 '본전치기'를 한 셈이다.
이 전 대표는 특유의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이 지사의 말 바꾸기 논란, 개인 리스크, 백제 발언 등을 공격했다. 특히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빗대 이 지사의 도덕성과 언동 등 개인 리스크를 부각하고 이 지사의 주장과 달리 지난해 회동 당시 백제 발언은 없었다고 역공했다.
이 전 대표는 공격에서 이 지사의 평정심을 깨는 유효타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오히려 2위 주자인 자신에 향해 무능과 우유부단, 태도 바꾸기 등 다양한 프레임의 공격이 쏟아지면서 번번이 수세에 직면해야 했다. 이 전 대표가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한 것은 변곡점이 필요한 2위 주자로서 아쉬운 결과가 될 수도 있다는 평가다.
호남 출신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 지사의 백제 발언과 이 전 대표의 노 전 대통령 탄핵 찬반 논란을 싸잡아 공격하면서 호남 민심과 친문의 정서를 자극해 어부지리를 노리는 전략을 구사했다. 타 후보의 공격이 1·2위에게 집중된 사이 별다른 견제 없이 선두 주자를 저격하는 틈새 전략을 편 셈이다.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검찰 개혁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체계자구심사권 폐지를 주장하며 강성 친문에 구애했고 박용진 의원은 '불안한 이재명, 우왕좌왕 이재명'이라는 표현을 빌려 기본소득 말 바꾸기를 지적하며 정책통 이미지를 부각했다. 김두관 의원도 '서울 공화국 폐지'를 주장하며 지역균형 발전을 주창하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첫 토론회에서 이 전 대표를 향한 공격에 많았던 이유에 대해 "지금부터는 3위권 이하가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하다"며 "이 지사만 공격하는 것이 이 전 대표 좋은 일만 시킨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 지사가 흔들리는 것과 이 전 대표가 올라가는 것이 결합돼야 변화가 있는데 이 전 대표가 (최근) 인상적인 모습을 못 보였다고 생각한다"며 "노 전 대통령 탄핵 논란에 대해서는 당황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실장은 "이 지사는 이 전 대표는 우유부단한 사람이고 본인은 실천하는 사람이라고 (계속) 부각하려 할 것"이라며 "이 지사 입장에서는 '쌤쌤'만 되도 본전이지만 반면 (추격자인) 이 전 대표는 점수를 따야 한다"고 말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 지사와 이 전 대표가 백제 발언, 노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행태를 두고 싸우면서 많은 사람의 트라우마를 다시 깨웠다"며 "노 전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국회의장석을 지키고 있던 정 전 총리가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본선이 아닌) 민주당 내부 경선이다. 대의원과 권리당원, 일반당원 국민선거인단 다 민주당 적극 지지자다"며 "정 전 총리가 노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이 전 대표를 치고, 이 지사는 백제 발언을 치면서 삼각 구도를 만들어 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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