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보도 때문에 서울 집값 올라"…보고서 낸 국토연
'주택거래 가격 결정에 대한 행동경제학적 이해' 보고서
"서울과 강남3구 거래서 언론 보도가 미치는 영향 더 커"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집값이 최고가를 경신했다고 다룬 언론보도가 늘어날수록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이는 주택 시장을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토연구원은 지난 1일 내놓은 워킹페이퍼 '주택거래 가격 결정에 대한 행동경제학적 이해'를 통해 이 같은 연구결과를 내놨다.
이 보고서는 평균가격, 최고가격, 최고가격의 경신 여부, 전체 거래건수, 최고가격 경신 관련 언론의 보도 건수 등이 집값 상승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보고서는 서울에서 최고가격 변화와 최고가격 경신을 다룬 언론 보도의 증가가 향후 가격 상승을 예상하는 사람들의 비율을 증가시키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평균가격, 최고가격, 최고가격의 경신 여부, 전체 거래건수, 최고가격 경신 관련 언론의 보도 건수 등이 아파트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가격 형성과 거래행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가격 변화에 대한 기대가 주택 시장의 불안정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가격 상승 이후 심리적 쏠림이 나타난다면 더 큰 가격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주택의 지불의사가격을 형성하는 데는 거주 공간으로 주택에 대한 가치 외에 투자자산으로서 주택이 갖는 가치가 포함되기 때문에 주택의 미래가치에 대한 기대는 현재 주택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시장 참여자들이 완전하게 합리적으로 기대를 형성한다면 시장의 과거 정보는 이미 시장의 가격에 반영돼 있기 때문에 과거의 가격 추세는 미래 가격 변화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하지만 경제주체의 의사결정이 제한적 합리성을 바탕으로 이뤄지고 정보가 불완전하다면 과거의 가격 추세가 미래 기대에 영향을 미치는 적응적 기대 기반의 의사결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최고가격 경신과 관련 언론보도 등이 아파트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 가격 형성과 거래 행태에 영향을 미치나 구체적인 영향은 지역별, 기간별로 상이하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를 작성한 조정희 부연구위원은 "서울과 강남3구의 거래에서는 개인들의 기대가격 형성에 최고가격 경신 그 자체보다 그와 관련한 언론 보도가 미치는 영향이 더 크고, 통계적 유의성과 영향 규모가 2017년 이후 증가한다"며 "다만 서울에서는 최고가격이 경신될 때 기대가격 상승을 예상하는 그룹의 증가 비율이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 이미 서울의 아파트 가격을 고점으로 예상하는 행태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동산과 같이 공급이 제한적인 시장에서는 현재 시장의 가격이 시장 전체의 평균 기대가격을 반영하기보다 극단적으로 높은 기대를 갖는 사람들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10%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사람과 10% 하락을 예상하는 사람 비율이 동일하다면 시장 전체 평균 기대가격은 변하지 않지만 공급이 제한적인 부동산의 특성으로 인해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자 하는 사람부터 거래가 이루어질 경우 시장의 거래가격은 기존보다 높은 수준에서 결정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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