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風에 대선판 출렁①]與, 더이상 '홍나땡'은 없다…'무야홍' 경계
홍준표 지지율, 가파른 상승세…3위권 안착
與 긴장 역력…"洪 정치경륜, 尹에 비교 안돼"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10일 오후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지역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9.10. [email protected]
당초 '홍나땡(홍준표가 나오면 땡큐)'이라며 짐짓 여유로웠던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무야홍(무조건 야권 대선후보는 홍준표)'의 무서운 기세에 견제의 시선을 보이고 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홍 의원의 지지율 상승세는 무섭게 반등하고 있다. 홍 의원은 극우 이미지가 강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젊은 층에 적극적으로 소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속시원하게 할 말 다하는 이미지와 포퓰리스트적 면모가 '이대남(20대 남성)'에게도 먹혔다는 분석이다.
지난 9일 여론조사 기관 알앤써치가 '매일경제·MBN' 의뢰로 실시한 여야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에서 이재명 경기지사는 27.3%, 윤석열 전 총장은 23.4%, 홍 의원은 17.4%를 차지했다. 야권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홍 의원이 36.5%로 윤 전 총장(26.5%) 지지율을 크게 앞질렀다.(7~8일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 1035명 대상 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0%포인트)
홍 의원이 3위권에 안착하자 민주당도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선 "윤석열보다 홍준표가 무섭다"는 이야기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원주=뉴시스] 이덕화 기자 = 9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가 강원 원주시를 방문한 가운데 인파로 원주 당협사무실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09.09. [email protected]
1996년 15대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해 25년의 경력을 가진 홍 의원의 정치 경륜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홍 의원은 특유의 입담에 최근 사법고시 폐지, 사형제 부활 같은 20대의 욕구를 꿰뚫는 정책 발표, 직설적 화법까지 더해져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홍 의원이 본선 1위로 진출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우리 당 입장에서도 윤 전 총장보다 홍 의원이 더 어려운 후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진주의료원이나 돼지발정제 같은 공격 소재가 남아 있긴 하지만 국민들 사이에서는 이미 새롭지가 않다"며 "윤 전 총장은 법적으로 검증할 거리가 많고, 평생 특수수사통으로 살아와 검증대를 통과하기 어려운 삶의 궤적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내 전략통으로 꼽히는 또 다른 의원도 "홍 의원의 정치경험, 경륜은 결코 윤 전 총장이 따라올 수 없다. 게다가 대선도 한 번 치러본 후보이지 않느냐"며 "이 지사의 '사이다' 이미지와 홍 의원의 '홍카콜라' 이미지가 겹친다는 점으로도 선거전략상 홍 의원 쪽이 더 상대가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재선 의원도 "여권에서 현재 1위 주자인 이 지사 입장에서도 홍 의원이 더 상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은 도덕성 문제가 있어서 이 지사의 논란을 문제삼기 힘든 반면 홍 의원에게는 엄청난 공격 소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여전히 윤 전 총장이 가진 잠재력을 무시하기는 힘들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최근 답보상태를 이어가고 있지만 윤 전 총장은 여전히 상당수의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윤 전 총장을 곤혹스럽게 만든 고발사주 의혹 역시 역으로 윤 전 총장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지층을 결집시키면서 윤 전 총장을 대선후보로까지 만든 '정권의 희생양' 이미지를 상기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나 홍 의원이나 야권 대선후보가 되면 자연스레 보수층이 결집할 것이기 때문에 유불리를 따지기 힘들다"면서도 "다만 윤 전 총장이 끝까지 간다면 오랫동안 이어져온 굳건한 지지세를 그대로 유지해 더 위협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여당 내 '홍준표 경계모드'가 윤 전 총장을 견제하기 위해 '역선택'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전국 단위 선거에서 타당의 특정 후보를 저지하기 위한 역선택 자체가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의원은 "역선택 유도는 단언컨대 없다"며 "특정 정당의 지지층이 타 당의 경선에 참여할 가능성 자체가 대단히 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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