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개발자들이 뽑은 한국 최고 AI 회사는? '네이버'
블라인드서 개발자 300여명 투표
카카오·삼성·업스테이지 뒤이어
스타트업이 SKT, LG 등 제쳐 눈길
(출처: 블라인드 캡처)
1일 IT 업계에 따르면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IT 라운지에는 지난 26일 구글코리아 임직원이라고 밝힌 익명의 글쓴이가 '국내 최고의 AI 회사·연구소'라는 제목으로 국내 손꼽히는 AI 기업(계열사 포함) 및 기관 11곳에 대한 순위 투표를 진행했다.
블라인드의 IT 라운지는 IT 회사에 재직 중인 것을 사내 이메일로 인증한 직원들 가운데 IT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이 글과 댓글로 자유롭게 소통하는 공간이다. 개발자가 주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신력 있는 설문조사 결과는 아니지만 취업준비생이나 이직을 하고 싶은 AI 분야 종사자들이 현직 개발자들의 시각을 참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설문에는 전일 오후 6시까지 약 사흘간 328명(복수응답 가능)이 참여했다.
그 결과 네이버(클로바·웹툰·라인 등)가 142표(37.4%)로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이어 ▲삼성전자(삼성리서치, 삼성전자종합기술원 등) 62표(16.3%) ▲카카오(카카오브레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 30표(7.9%) ▲업스테이지 26표(6.6%) ▲SK텔레콤 15표(3.9%) ▲LG전자 AI 연구원 10표(2.6%) ▲루닛 9표(2.4%)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9표(2.4%)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4표(1.1%) 등 순이다.
시가총액이나 실적 면에서는 삼성전자가 국내 대표 기업이자 압도적인 1위이지만 빅테크들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AI 분야에서는 네이버가 개발자들로부터 더 후한 점수를 받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직원이라고 밝힌 A씨는 댓글을 통해 "몇 년 전만 해도 당연히 삼성전자였는데 네이버가 딥러닝, 알파고 때부터 발 빠르게 움직였고, 이미지 메이킹도 잘하다보니 좋은 인재도 많이 영입하고 실제로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삼성전자는 지금껏 해왔던 방식을 고수하면 다시 역전시키기는 힘들지 싶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직원이라 알린 B씨는 "삼성은 제조업 마인드라서 (AI 개발 환경의) 설비나 인프라는 매우 좋게 만들어 놓았으나 소프트웨어적으로는 보안 등 이슈로 많이 부족하다"라고 평가했다.
이번 설문에서 임직원 80명 안팎의 신스타트업 '업스테이지'가 굴지의 대기업들을 제치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 눈에 띈다.
업스테이지는 2017년부터 약 4년간 네이버 AI 연구조직 클로바 사내법인(CIC)을 총괄한 김성훈 대표 등 네이버의 다양한 AI 서비스를 이끌었던 이들이 2020년 창업한 AI 컨설팅 스타트업이다. 특히 김성훈 대표는 세계소프트웨어엔지니어링학회(ICSE), 소프트웨어엔지니어링재단(FSE) 등 세계 최고 수준의 AI 연구 커뮤니티에서 우수 논문상을 4회 수상하는 등 한국을 대표하는 AI 대가로 꼽힌다.
네이버 직원이라는 C씨는 "업스테이지 멤버들 오진다고 들었다"면서 "좋은 사람 모인다는데 나도 어차피 일 대충하는 거 못하는 스타일인데 가서 신나게 일하고 싶다"라고 언급했다.
네이버 직원 D씨는 "네이버는 연구와 서비스, 시스템을 두루 잘하고, 삼성은 잘하지만 뭔가 부족하고, LG는 구광모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로 갑자기 연구 강자로 떠오르고, 카카오는 네이버에 가려지는 모습이고, 업스테이지는 연구와 서비스를 모두 잡으려는 예비 유니콘이라고 개인적으로 느낀다"라고 평가했다.
업스테이지 관계자는 "업스테이지 임직원들은 IT 라운지에 글을 작성·조회하거나 투표도 할 권한이 없는데 상위권에 들었다는 소식을 외부로부터 전해 들었다"며 "뛰어난 인재가 많이 모였다고 소문이 안팎으로 좋게 나면서 최근 한달 보름새 실력 있는 개발자 20명을 채용하는 등 충원이 잘되고 있다"라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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