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쉬었음' 42만명…10명 중 3명 "대졸인데 눈높이 안맞아"
청년층 구직 포기 42.2만명…1년새 7.6만명 급증
사유 32.4%가 "원하는 일자리 찾기 어려움"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은평구청에서 열린 '2024 은평 어르신 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2024.11.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쉬었음'을 선택한 청년층(25~34세) 인구가 42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10명 중 3명은 원하는 일자리가 아니라는 이유로 자발적으로 쉬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청년층 실업이 장기화되면서 노동시장에서 영구 이탈하거나 청년 니트(NEET) 족이 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한은은 2일 '11월 경제 전망'의 일환으로 '청년층 '쉬었음' 인구 증가 배경과 평가' 보고서를 발간했다. 작성자는 조사국 고용분석팀 오삼일 팀장과 이수민 과장이다. '쉬었음'은 취업자나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 인구 중 질병이나 장애는 없지만 단순히 쉬고 싶어 활동하지 않는 이들을 의미한다.
청년층 '쉬었음' 인구 42.2만명
특별한 사유없이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쉬었음'은 비경제활동인구 중 14.5%를 차지할 정도로 적지 않았다. 문제는 '쉬었음' 인구가 팬데믹 당시 등락을 보인 후 올해 들어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쉬었음'은 취업 경험이 있는 청년층이 주도하고 있다.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지난해 3분기 33만6000명에서 올해 3분기 42만2000명으로 25.4%나 늘었다. 특히 취업을 경험한 이후 더 이상 구직을 하지 않고 '쉬었음'으로 이탈한 사례가 늘었다는 점이 특이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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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쉬었음'의 32.4%는 '원하는 일자리 아냐"
청년 '쉬었음'은 교육 수준이 높다는 점에서 눈높이가 높지만 이에 비해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했다는 점이 작용했다는 얘기다. 청년층 4년재 대졸자는 비중은 48.4%로 핵심연령층(35.3%)보다 높았다. 자발적 일자리 선택 비율도 81.6%로 핵심연령층(76.5%)를 상회했다.
이는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도 나타난다.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에서 지난해 기준 '쉬었음'의 사유로 '원하는 일자리 찾기 어려움'을 선택한 이들이 청년층에서는 32.4%로 '다음 일 준비(23.9%)' 보다 높았다. 핵심연령층에서는 20.1%로 건강상의 이유(44.4%)와 기타(26.5%)보다 낮았다.
'니트족' 가능성…노동시장 유인 정책 노력 필요
'쉬었음' 상태가 장기화할수록 근로를 희망하는 비율이 줄어들고, 그로 인해 실제 취업률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비자발적으로 일을 그만둔지 1년 이내인 청년 층의 경우 근로 희망 비율이 90% 수준이었지만, 1년이 지나면 50% 내외로 하락했다.
이 과장은 "최근 나타난 청년층 고용상화 둔화와 '쉬었음' 증가가 고착화되거나 장기화될 경우 사회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청년층 '쉬었음' 증가는 향후 노동공급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므로 이들을 다시 노동시장으로 유인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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